김동원 한화생명 CGO, 신중하 교보생명 데이터전략 팀장, 정경선 현대해상 CSO. 사진=연합뉴스, 편집=문제민 기자
김동원 한화생명 CGO, 신중하 교보생명 데이터전략 팀장, 정경선 현대해상 CSO. 사진=연합뉴스, 편집=문제민 기자

대형 보험사들이 오너가 '3세 경영' 준비에 돌입했다. 김동원 한화생명 CGO(최고글로벌 책임자), 신중하 교보생명 데이터전략팀장, 정경선 현대해상 CSO(최고지속가능 책임자)가 대표적이다. '80년대생 유학파'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이 핵심부서 최전선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향후 경영 승계 명분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15일 조직 개편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CSO 직책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몽윤 회장 장남 정경선 에이치지이니셔티브 이사회 의장 겸 임팩트 대표를 CSO로 선임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IFRS17) 시행과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 등 예측하기 힘든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신임 정경선 CSO는 국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임팩트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십 년간 현대해상을 이끌어 온 정몽윤 회장 밑에서 보험산업 등 금융 관련 경영 수업을 직·간접적으로 받아 CSO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현대해상 조직 개편을 계기로 80년대생 해외유학파로 대표되는 대형 보험사 3세 행보도 재차 눈길을 끈다. 현대해상을 포함해 앞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이런 움직임에 시동을 건 것으로 분류된다.

먼저 한화생명은 올해 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 김동원 씨를 한화생명 CGO 사장으로 임명했다. 김동원 CGO는 1985년생으로 예일대학교 동아시아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2014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 팀장을 거쳤다.

이후 2015년부터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전사혁신실, 미래혁신담당, 해외총괄담당, 미래혁신부문장을 지냈다. 김동원 사장은 핀테크에 관심이 많고 산업 흐름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6년 보아오포럼에서 젊은 비즈니스 리더로 선정된 바 있다.

김 사장의 한화생명 합류 이후 가장 큰 성과는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 출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 꼽힌다. 미래혁신부문장을 맡아 해외사업과 미래혁신사업을 이끌 당시에는 베트남 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 흑자 전환에도 성공하며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CGO 부임 이후인 올해만 놓고 보면 지난 3분기 베트남 법인 순이익 51% 급증이라는 성적도 달성했다.

일각에서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전형적인 승계 공식을 따르는 김동원 사장이 향후 자연스럽게 한화생명 대표직을 이어받을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 장남 신중하씨를 핵심부서인 그룹데이터전략팀장으로 선임하며 경영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신중하 팀장은 1981년생으로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실무경험을 쌓았고 2015년 교보생명 계열사 KCA손해사정을 통해 보험업계에 발을 들였다. 현재는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지 않는 대신 신창재 의장 의중에 따라 실무 능력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이 3세 경영을 위한 준비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들이 보험사 신사업으로 주목받는 데이터, 해외사업, ESG 분야에 전면 배치된 만큼 경영 능력과 더불어 성과도 덩달아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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