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는 교보생명이 MG손해보험 인수를 최우선 카드로 매만진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국면에서 여러 인수합병 후보 중 MG손해보험을 첫 검토 대상으로 결정했다.

교보생명의 MG손해보험 인수전에 속도가 붙으면 신창재 회장이 목표로 내건 내년 하반기 지주사 전환도 그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는 신 회장 이후의 '포스트 신창재'를 꼽기 위한 두 아들의 경영 승계 포석으로도 읽힌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인수를 공식화한 교보생명의 우선 고려 대상은 MG손해보험으로 가려졌다. 앞서 여러 후보군 중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유력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신 회장을 비롯한 교보생명의 시선은 결국 MG손해보험으로 향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도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인수를 위해서는 해당 회사의 내부 승인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한 것으로 안다"며 "추후 MG손해보험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교보생명의 옥석 가리기가 MG손해보험으로 마침표를 찍은 이유는 이 회사의 적자 폭이 커지면서 그만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아진 점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MG손해보험의 인수 비용을 최대 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다른 매물인 롯데손해보험 등을 두고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과 비교해 최소 7000억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MG손해보험의 자본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급여력비율이 올 1분기 기준 82.56%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 수준(100%) 아래로 떨어진 것이어서 말 그대로 '가격 대비 성능'을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함을 요구한다.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의 인수전이 MG손해보험으로 좁혀지면서 신창재 회장의 '꿈'으로 꼽히는 지주사 전환과 함께 추후 '3세 승계' 구상도 주목한다. 그만큼 장남 신중하 씨와 차남 신중현 씨의 경영 승계 가능성도 한층 커진다는 해석이다.

현재 신중하 씨는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으로 실무 경험을 쌓고 있으며 신중현 씨는 일본 SBI손해보험과 SBI미신넷 은행 근무 경험을 살려 교보라이프플래닛에서 디지털혁신팀장을 맡고 있다.

다만 이 둘의 교보생명 지분이 전혀 없다는 점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걸림돌로 꼽힌다. 하지만 신창재 회장도 2003년 당시 같은 상황에서 사상 최대 수준인 상속세 1830억원을 납부하며 취임한 사례가 있어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손해보험사를 인수한다면 교보생명에 근무하는 장남과 일본 손해보험사에서 경험을 쌓은 차남이 각자 전문 분야에서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특히 두 아들의 선의의 경쟁은 이후 지주회사를 이끌 적임자를 결정할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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