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연말 금융지주 정기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 지주 수장이 바뀐 데다가 금융당국이 모범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한 만큼 기능과 효율성에 중점을 둔 인사가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NH금융지주는 지난 8일 정기 임원인사를 마쳤다. 우리금융지주는 총괄사장과 부사장직을 폐지하고 부사장, 전무, 상무로 나누던 임원 직위를 부사장으로 일원화했다. 은행 역시 부행장, 부행장보로 나누던 직위를 부행장으로 통일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두고 "조직 슬림화 지속과 함께 대대적 개편보다 핀셋형 개편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3월에도 임 회장 의지에 따라 사업 부문을 11개에서 9개로 줄이는 조직 슬림화에 방점을 찍어 인사를 단행했다.

우리금융과 마찬가지로 다른 금융지주도 임원 직위 체계 등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부회장직 유지 여부가 관건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함영주 회장이 취임하면서 이은형 부회장만 부회장직을 수행했으나 같은 해 조직개편을 통해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을 부회장 자리에 올렸다.

KB금융은 윤종규 전 회장이 부회장직을 만들면서 양종희, 허인, 이동철 등 총 3명이 부회장 역할을 맡았으나 허인, 이동철 부회장이 양종희 회장 취임 이후 나란히 사임하면서 KB금융 부회장직 제도가 폐지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KB금융 부회장은 회장 바로 곁에서 그룹 핵심 업무를 담당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KB금융 경영 승계를 두고 "아쉽다"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직 폐지에 무게가 실린다.

이 원장은 지난 10월 "KB금융이 상대적으로 경영 승계를 잘하려고 노력한 건 맞고 감사하지만 그 정도면 괜찮은 거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정하고 공론화를 통해 후보군이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KB금융은 회장 후보군을 먼저 정하고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정했고 이런 점이 개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후보군 선정보다 평가 기준 확립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부회장직은 사실상 차기 회장 후보로 평가받는 만큼 직위 체계 유지 자체가 금융당국이 권장하는 지배구조 개선 방향과 거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임원직 축소 등 조직 슬림화에 중점을 두고 연말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에는 부회장직이 없지만 10개 부문에 부사장직이 있다. 진옥동 회장은 취임 이후 신한지주를 두고 "조직 규모에 비해 자리와 사람이 너무 많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용병 전 회장의 방침으로 조 전 회장은 재직 당시 부문장 시스템을 도입하며 개별 사업 영역을 세분화해 부사장급 자리를 늘렸다.

부서가 작은 규모로 나뉜 경우 의견 조율 등 업무 추진이 늦어지는 만큼 신한지주 역시 부서 통폐합을 통해 효율성을 우선한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을 여러 번 드러냈고 지주 회장도 바뀐 지 얼마 안 된 곳이 많은 만큼 많은 의미 있는 개편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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