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 경제 상황을 '꽃샘추위'에 비유하며 경기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5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명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 출범 당시 외환위기가 돌아오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런 상황은 온 국민이 노력해 어느 정도 극복했다"며 "당초 생각보다는 경제 회복의 속도, 확산 정도가 조금 완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1년 8개월 경제팀에 몸담은 소감을 묻자 "물가가 나름대로 빠르게 3%로 회복됐지만 체감물가로 전이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꽃샘추위라고, 봄을 맞이하는 추위라는 기대가 섞인 말"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그간 낙관적인 평가를 했다는 지적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 후보자는 "정책 당국자가 안일하게 고민 없이 국민들께 낙관적으로 얘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달게 받는다"면서도 "내수로 온기가 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하더라도 터널의 안에서는 버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상황에 있어 잠재 리스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알면 리스크가 아닌 만큼 아는 위기는 없다"며 "그렇지만 부동산PF는 모든 사람이 아는 부분이고 소프트랜딩을 통해 노력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최 후보자는 "과거처럼 물가를 통제하는 시대는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위기의 근본적인 건 공급망 공급 측면의 위기로 국내에서 가격을 전가하는 노력이 있을 수 있어서 모든 경제 주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금지조치에는 "'죄송하다, 잘 설명하겠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며 "장 조치는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이 있을 수밖에 없고 앞으로 오해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주주 주식 양도세 완화에는 "양도세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상속세는 국회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 말하기 어렵지만 국제적 기준 등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R&D 예산 복원에는 "성장형을 선도형으로 바꿔 질적인 성장으로 가야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바꿔야 하지만 가장 크게 바뀌어야 하는 건 과학기술 정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재정 역량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R&D 예산을 지속해 확충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수 부족과 세수 완화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문제에는 "세제 자체의 논리, 세제 자체의 경제적 영향도 봐야 하지만 세제 가지고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재정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재원 조달 수단이라 볼 수 있고 세제로 축적하는 것은 저축의 일종"이라며 관련 논의는 취임 이후 함께 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구조개혁 관련 임기 내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 역동 경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구조개혁은 목표가 아니고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윤 정부 들어 구조개혁의 방향, 출발점은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국회 입법 과정이나 글로벌 위기 상황 등 여건이 갖춰지면 속도가 붙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최상목 후보자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 졸업 이후 행정고시 29회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을 거쳤으며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 정책보좌관, 미래전략정책관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와 초대 경제수석을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