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잇 자체브랜드(PB) '랠리'의 냉동김밥 제품이 13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사진=윙잇
윙잇 자체브랜드(PB) '랠리'의 냉동김밥 제품이 13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사진=윙잇

최근 국내 채식주의(비건) 식품이 해외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비건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주목받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푸드커머스 플랫폼 윙잇은 자체브랜드(PB) '랠리'의 냉동김밥 제품으로 미국 주요 유통채널 5개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캐나다, 호주, UAE, 태국, 싱가포르 등에 이은 13번째 해외 진출이다.

수출규모는 약 11톤(t)으로, 윙잇은 올해 말 냉동김밥 수출규모가 약 2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윙잇은 이번 계약 체결에 보관과 조리가 간편한 냉동김밥의 장점과  곤약·흑미·귀리 등 식물성 원재료만을 사용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슈퍼마켓 체인 H-Mart 캐나다에 입점한 떡 제품 6종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것도 한몫 했다.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식의 수요가 일정 부분 검증됐다는 의견이다.

'아누가(Anuga)' '이노베이션쇼(Innovation Show)'에 SPC삼립의 '케어스 약과'가 선정됐다. 사진=아누가
'아누가(Anuga)' '이노베이션쇼(Innovation Show)'에 SPC삼립의 '케어스 약과'가 선정됐다. 사진=아누가

K-간식(디저트)에 대한 관심은 떡에 국한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7일 부터 11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3대 국제식품박람회 '아누가(Anuga)'의 '이노베이션쇼(Innovation Show)'에는 SPC삼립의 '케어스 약과'가 선정됐다.

이노베이션쇼는 세계 유수 식품 전문가들이 아이디어, 혁신성 등을 종합 평가해 세계 음식 트렌드를 선도할 제품을 정하는 행사다. 올해 이노베이션쇼에 참가한 제품은 7890개로 이 중 68개 제품이 11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SPC삼립이 아누가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케어스 약과는 '케어+어스(Care+Earth)'라는 의미로 두부의 부산물인 콩비지를 재활용해 개발됐다.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아 글루텐에 민감한 소비자에게도 부담 없는 점이 특징이다.

케어스 약과는 버터, 우유, 계란 등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는 해외 디저트와 달리 식물성 재료만으로 만들었다는 데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아누가의 주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인 만큼 비건·식물성 음식에 대한 선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의 식물성 트레이 만두.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식물성 트레이 만두. 사진=CJ제일제당

'비비고'를 앞세워 일찍이 해외시장을 개척한 CJ제일제당도 K-비건 수요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트레이(일회용 접시)에 담은 식물성 만두 '비비고 잡채 찐만두', '비비고 청양고추 찐만두' 2종을 영국, 호주, 싱가포르에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각국 대형 유통채널 중심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의 식물성 만두 수출액은 올해 1~3분기 약 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앞서 2021년 북미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CJ제일제당은, 같은 해 12월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 론칭 등 식물성 식품사업을 시작했다. 

대체육을 활용해 '왕교자',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등 개발하고 유럽 비건 인증인 'V라벨'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들 상품은 수출전용 '비건김치'와 함께 유럽 주요 국가와 호주, 인도 등 32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처럼 K-비건 식품이 해외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비건 관련 산업은 비교적 초기단계로 평가된다.

국내 기업들도 비건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대체육 분야다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올해 11조5300억원에서 2025년 14조57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국내 대체육 시장은 올해 27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대체육 분야는 식품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체 상품 개발을 진행중이다.  현재 CJ제일제당, 풀무원, 신세계푸드, 롯데웰푸드 등이 대체육 시장에 진출해 관련 브랜드를 론칭하고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건이 아니지만 간헐적으로 비건 식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는 대체육을 비롯한 비건 문화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며 "대체육 산업을 키우려는 최근 정부 기조에 맞춰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도 점차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이 치열해지면 기업들이 아직 성장 중인 국내시장보다는 기회가 더 많은 해외시장에 비중을 둘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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