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연속 동결했다. '상저하고’ 경기 회복 가능성이 줄어든 만큼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1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행과 같이 연 3.5%로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했다.

동결 주요 원인은 물가 불안과 국제 정세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국제 경기 및 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증대됐고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둔화세지만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말 3%대 초반으로 낮아진 뒤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금통위는 진단했다.

다만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4.9%를 돌파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등 가격변수 변동성이 커지면서 향후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다.

한국은행이 예측한 올해 경제 추세인 '상저하고’ 달성은 불투명해졌다. 한국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3%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 0.3%, 2분기 0.6%로 개선세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줄어든 불황형흑자다.

민간 소비, 정부 소비는 물론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 대부분이 마이너스를 보였으며 특히 정부 소비는 1997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으로 기업 단기차입금도 올해 상반기 기준 601조8310억원으로 지난해(56조2279억원) 대비 37조6031억원 증가했다.

가계부채 증가가 금융당국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8월부터 오름폭이 축소된 만큼 한국은행은 경기 안정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증가는 정부의 거시적 대응이 시작됐고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적 대응은 아직 불필요하다"며 "9월 소비자심리 둔화는 지수 내 구성 항목 모두가 하락하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어 통화 긴축 기조 유지가 한은의 선택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는 11월 30일 한 차례 더 남아있으나 이 역시 동결이 우세하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국고채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연준 연내 금리 인상 우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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