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보험사 '빅5' 가운데 가장 쾌속 순항하는 것으로 꼽히는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3연임에 성공한 김 대표는 2017년부터 최대 실적 기록을 계속해서 갈아치웠고 이를 토대로 연말 임기 만료 전 4연임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용범 대표는 임기 종료 5개월여 앞두고 있다. 김 대표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로 취임해 8년째 메리츠화재를 이끄는 김용범 대표는 부임 이후 2017년부터 연속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워 성과로 봤을 때 연임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특히 김 대표 취임 이후 메리츠화재는 손해보험업계 3위로 급부상했는데 이는 계약 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인보험 위주의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영업조직을 개편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 제휴 확대 등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던 것도 이를 뒷받침했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대표 취임 이후 순이익 기준 5위에서 2021년에는 3위까지 뛰어올랐고 장기인보험 시장에서는 삼성화재에 이어 2위까지 껑충뛰었다. 이러한 메리츠화재의 약진은 그간 삼성화재 독주 체제에서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며 큰 변동이 없던 손해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김용범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기존의 강점으로 꼽히는 '펫 보험' 시장강화에도 주력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5월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펫보험' 시장에서 보장은 같지만 보험료가 저렴한 '펫퍼민트 페피앤러브'와 '펫퍼민트 캣앤러브'를 출시하며 펫보험 상품 경쟁력도 끌어올렸다. 그 결과 현재 국내 펫보험 시장에서 메리츠화재의 점유율은 7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부신 성과를 달성한 김용범 대표는 지난해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2025년 장기인보험 매출 1위, 당기순이익 1위, 시가 총액 1위 등 '트리플 크라운'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연임이 당연한 수순으로 인식돼 장기 목표에 더욱 사활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김 대표를 둘러싼 공격적인 경영 이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존재해 실제로 연임 확정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실제로 김용범 대표는 지난 5월 진행된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에 이어 새 회계기준(IFRS17)에 대해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작심 발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대표의 작심 발언 이외에도 메리츠화재는 그동안 경쟁 보험사를 비난하며 구설에 자주 올랐는데 2019년에는 삼성화재를 비방하는 문자를 독립보험대리점 대표에게 발송한 바 있다.
이에 삼성화재가 '손해보험 공정경쟁 질서 유지에 관한 상호협정' 위반으로 손해보험협회에 메리츠화재를 신고했다.
또 2018년에는 개인정보 관리 소홀로 '기관 주의'와 과태료 6300만원을 부과받으며 개인정보 부실 관리 논란을 자초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보험계약 중요사항 설명의무 위반, 기초서류 기재사항 준수 의무 위반으로 '기관 주의'와 과징금 2억6400만원과 과태료 2억원을 부과받았다.
한 보엄업계 관계자는 김용범 대표의 연임 여부와 관련해 "메리츠화재의 공격적인 경영이 성장세로 이어져 보험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은 맞다"면서도 "그런 질주 속에서 일부 잡음이 있었던 것을 어떻게 실력으로 보여주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