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상생금융' 참여한 비씨카드를 두고 '얄팍한 생색내기'라는 비판적인 시선이 고개를 들었다.
금융당국이 상생을 강조하고 다른 카드사들이 동참하자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가 가장 늦게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다는 설명이다.
비씨카드의 상생금융 안을 뜯어보면 8개 전업 카드사는 상생 이름을 붙이지 않고도 시행하고 있는 사안이며 여기에 더해 상생 금액까지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비씨카드가 최대 2800억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부정적이 평가가 나왔다.
먼저 비씨카드는 중소 영세 상공인을 집중 거론하며 상생금융 계획을 내놨다. 비씨카드는 최대 11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투입해 중소영세상공인에게 이달 말까지 제공하는 '가맹점 대금 입금 기일 단축 서비스'를 우선 연장한다는 게 골자다. 통상 카드거래 매출전표 매입일로부터 2~3영업일이 소요되던 대금 입금 절차가 1영업일씩 단축돼 가맹점주는 보다 빠르게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비씨카드는 최대 1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휴일과 관계없이 가맹점 대금을 입금하는 '365 입금 서비스' 대상 가맹점을 기존 40만여 곳에서 최대 220만여 곳으로 확대한다고 했다.
나아가 개인사업자 특화 신용평가 서비스를 통해 중소영세상공인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200억 규모의 대출 우대 효과를 창출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사업자 개인 신용도와 더불어 가맹점 사업에 대한 신용도도 통합 평가하는 등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한다는 설명이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는 상환 회차 조정과 대환 등을 통해 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방안도 내걸었다. 이를 종합해 비씨카드는 최대 300억원 규모의 대출 상환 부담 경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발표는 다른 카드사에서 이미 상생 이름을 달지 않고도 하고 시행하고 있는 방침이어서 비씨카드가 억지로 상생 꼬리표를 붙여 생색을 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먼저 비씨카드가 제일 앞에 내세운 '가맹점 대금 입금 기일 단축 서비스'는 기존 2~3영업일이 소요되던 결제 대금 입금을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책은 비씨카드의 대금결제 시스템 고도화를 둘러싼 단점을 스스로 공개한 것이라는 의심이 나왔다.
실제로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등 전업 카드사 모두의 결제대금은 결제 이후 익일 입금되거나 늦어도 2일 이내 입금 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약관에 따라 1일 또는 아무리 늦어도 2영업일 이내 대금 지급을 하고 있다"며 "전산 사고, 긴 연휴와 천재지변 등과 같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3일까지 걸리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를 풀어보면 비씨카드처럼 2~3영업일이 걸려 대금을 지급하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이는 비씨카드가 상생금융 포장에 급급해 단점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비씨카드는 상생금융안으로 발표한 금액 규모에서도 최대 1100억, 최대 1200억, 최대 200억, 최대 300억 등 '최대'를 유독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상생안의 실효성과 금액 자체가 적어 '얄팍한 상생'이라는 지적을 피하려고 모양새만 갖춘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이런 반박은 단순히 비씨카드가 상생이라며 내놓은 금액만 봐도 카드업계 6위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제일 먼저 상생안을 발표한 우리카드(2200억)를 비롯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1200억)만 봐도 비씨카드의 이런 '최대' 표현은 어울리지 않다.
이런 비판은 그동안 비씨카드가 상생금융과는 정반대 행보를 걸어왔다는 점에서 더욱 의혹을 키우는 모양새다. 앞서 비씨카드는 고객 혜택으로 볼 수 있는 금리인하수용률 16.29%를 기록하며 전업 카드사 평균인 53.4%에 한참 못 미쳤다. 700점 이하 저신용 고객의 평균 대출금리도 가장 카드업계에서 가장 높아 줄곧 '이자 장사' 논란에 휩싸였다.
나아가 최근 데이터앤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카드업계 사회공헌 관심도 조사에서 비씨카드는 47점을 받으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결과는 1위 우리카드(909점)와 놓고 보면 20배가량 차이다. 전업 카드사가 아닌데도 718점을 받은 NH농협카드와는 비교 불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