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10곳 중 7곳에서 후쿠시마 관련 상품이 판매 중이다. 그래픽=김하늘 기자
국내 이커머스 10곳 중 7곳에서 후쿠시마 관련 상품이 판매 중이다. 그래픽=김하늘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국민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국내 이커머스 7개 업체가 후쿠시마 관련 상품을 중개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식품류는 약 200개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오전 6시 PC기준 '후쿠시마'로 검색 시 △쿠팡 △옥션 △티몬 △인터파크쇼핑 △위메프 △롯데온 △지마켓(G마켓) 등 7개 이커머스 업체에서 판매 상품이 2500여 개 조회됐다.

쿠팡에서는 식품, 헬스·건강식품, 도서·음반·DVD, 출산·유아동 등 10개 카테고리에서 936개 상품이 검색됐으며, 옥션에서는 가공식품, 신선식품, 도서·교육·음반, 여행·항공권 등 14개 카테고리 337개 제품이 확인됐다.

△티몬(11개 카테고리 216개) △인터파크쇼핑(9개 카테고리 125개) △위메프(10개 카테고리 511개) △롯데온(3개 카테고리 143개) △지마켓(3개 카테고리 211개)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검색된 상품에는 도서류가 가장 많았으며 방사능 측정기, 응급키트, 여행 패키지와 숙박권 등도 확인됐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 10곳 '후쿠시마' 관련 식품 판매수(7일 오전 6시 PC검색 기준). 그래픽=김하늘 기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 10곳 '후쿠시마' 관련 식품 판매수(7일 오전 6시 PC검색 기준). 그래픽=김하늘 기자

우려되는 점은 식품류도 판매 중이라는 것이다. 이 중에는 국내산·파키스탄산(히말라야) 소금, 국내산 수산물 등 직접적으로 후쿠시마와 관련 없는 상품도 있었으나 상품명에 '후쿠시마'가 포함된 식품류도 200개 가까이 있었다.

해당 식품류는 총 197개였다. 업체별 상품수는 △쿠팡(132개) △옥션(22개) △티몬(19개) △인터파크쇼핑(11개) △위메프(10개) △롯데온(2개) △지마켓(1개) 순으로 많았다.

종류는 대개 가공식품류로 가다랑어포(가루·육수), 건복숭아, 과자, 숙성 다시마, 건 해파리 등 다양했다. 옥션에서는 '후쿠시마'가 상품명에 포함된 일본 품종의 쌀(백미)도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쇼핑에서 판매 중인 식품의 상품안내에 후쿠시마현산 재료를 사용했다고 표기돼 있다. 사진=인터파크쇼핑(해당 상품 페이지 갈무리)
인터파크쇼핑에서 판매 중인 식품의 상품안내에 후쿠시마현산 재료를 사용했다고 표기돼 있다. 사진=인터파크쇼핑(해당 상품 페이지 갈무리)

이들 상품은 대부분 해외 구매대행 상품으로 실제 후쿠시마산 원재료를 표시한 경우도 있었으나 원산지가 국가명(國家名)까지만 기재돼 있는 경우가 많아 구체적인 확인이 어려웠다. 또 원산지 표기란에 '상품 상세 설명 참고'라고 적어둔 채 해당 대목에서는 누락하거나 주요 안내사항이 일본어로만 표기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수입 완제품으로 들어오게 되면 대외무역법에 따라 원산지를 표시하게 돼있다. 다만 국가명까지 밝히게 돼있으며, 지역명까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산이더라도 오염수 방류 인근 지역의 생산품인지 아닌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네이버와 11번가에서는 '후쿠시마'를 전 카테고리 금지 키워드로 지정해 검색결과를 제공하지 않았다. 사진=네이버 쇼핑, 11번가(검색 페이지 갈무리)
네이버와 11번가에서는 '후쿠시마'를 전 카테고리 금지 키워드로 지정해 검색결과를 제공하지 않았다. 사진=네이버 쇼핑, 11번가(검색 페이지 갈무리)

반면 '후쿠시마' 관련 식품을 찾을 수 없는 업체도 있었다. 쓱닷컴(SSG닷컴)에서는 도서, 완구·교구 등 2개 카테고리에서 79개 상품이 판매됐으나 식품은 조회되지 않았다. 식품 카테고리에서는 '후쿠시마'를 비롯해 유해성 단어를 금지 키워드로 지정해 검색을 차단했다.

네이버와 11번가는 모든 카테고리에서 금지 처리해 검색결과를 제공하지 않았다.

11번가 관계자는 "'후쿠시마' 검색 금지 조치가 최근에 지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쿠시마로 검색되는 비식품류 상품도 다수 등록된 사업자의 경우, '후쿠시마'를 금지 검색어로 설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업계도 충분히 관련 상황과 여론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려면 여러 단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