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에서 용병부대 반란이 일어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제유가, 달러는 물론 금값까지 오르는 모양새다.
금은 달러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러시아 내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만큼 금 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00시 24k 순금의 구매가는 34만6000원으로 전일 대비 500원 올랐다.
국제 금 가격 역시 오름세다. 지난 23일과 26일 국제 금 시세는 전일 종가 대비 각각 0.31%, 0.22% 상승했다.
금 가격은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 확대에 크게 상승한 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최근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푸틴 대통령에 반기를 들며 다시금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예브게니 프로고진 바그너 그룹 대표는 푸틴의 최측근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5월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지역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히며 푸틴의 군사 정책을 비난했고 현지 시각 24일 새벽 러시아 남부로 돌아와 일부 지역을 장악했고 프리고진 대표가 벨라루스로 망명한다는 조건으로 철수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미국, 유럽의 제재에도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이다. 반란은 일단락됐으나 이번 사태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금 가격이 이미 고점이라는 지난 7일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의 평균이나 금 가격이 급등한 2020년 이후 최근까지의 금 가격 평균은 각각 1463달러, 1806달러로 5월 가격인 2050달러보다 40.1%, 13.5%가량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상승여력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또한 금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인식이 있어 매입 후 유동성을 목적으로 매도하기가 쉽지 않고 달러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단점으로 뽑았다.
하지만 러시아 내 푸틴의 위치가 불안정해지고 내분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원유 공급 중단 등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증권가 의견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자산 동결로 친러시아 성향을 보인 신흥국의 금 보유 유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튀르키예, 우즈베키스탄, 인도, 카타르 등 친러시아 성향 신흥국 중앙은행은 올해 1분기 2000년 이후 최대 규모은 228톤의 금을 매입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과거 금 수익률은 실제 경기 침체 국면보다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국면에서 크게 올랐다"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로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달러가 하반기 약세 흐름을 보일 경우 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금 가격을 1950달러~2150달러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