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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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3000억원 규모 '반도체 전용 펀드'를 만든다. 정책금융기관과 손잡고 소부장 및 반도체 설계 기업 투자를 늘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산업 초격차 확보를 위한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 협약식'을 개최했다.

반도체 사업은 국내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앞으로의 경기 흐름에 대해 "하반기부터 IT 경기 부진 완화,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파급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국인투자자의 반도체주 매수도 거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외국인투자자는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총 11조8610억원 순매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부진했던 2분기와 달리 3분기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며 "외국인투자자 순매수는 이를 미리 감안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재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 등으로 시스템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지만 대만 TSMC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기업에 비해 국내 기술력은 뒤처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매출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전 부기보다 2.0%p 하락한 43.2%를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9년 만에 점유율 2위에서 밀려났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반도체 국가전략회의'에서 "반도체산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쟁"이라며 "반도체산업은 국가 총력전"이라고 당부하며 규제 해소와 민간 기업 지원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반도체산업 강화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정책금융기관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공동출자를 맡은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정책금융 750억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 750억원에 민간 출자자로 1500억원을 추가 모집해 총 3000억원 규모로 추진한다.

반도체 생태계 펀드 하위펀드는 △소부장 블라인드 펀드 1200억원 △소부장·팹리스 프로젝트 펀드 1800억원 등으로 구성하며 소부장 블라인드 펀드는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 전반의 성장 및 기술 자립화 등을 목표로 투자한다.

소부장·팹리스 프로젝트 펀드는 핵심 소부장·팹리스 기업 M&A 자금 공급, 기술 확보 및 고도화를 통한 선도기업 도약과 판매시장 영업 확장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소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부장이나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분야 등에서는 자립도가 취약해 주요국 의존도가 높다"며 "반도체 초강대국 전략 실현을 위해서는 향후 소부장이나 팹리스 등 취약한 분야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통해 성장잠재력 있는 국내 팹리스와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자본력과 기술력을 확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반도체산업에 연간 2조8000억원의 정책자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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