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보험비교 서비스가 연내 출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와 보험사 간 수수료 문제 등이 해결되면서 급물살을 탈 예정이었지만 설계사들의 생존권 보장 요구와 부딪히면서 지연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업계와 빅테크 업체들은 ‘보험상품 클릭당 수수료’ 의견을 수용하고 방카슈랑스 25% 룰을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8월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빅테크의 온라인플랫폼 보험비교 서비스를 시범 운영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당시 보험업계는 “빅테크 업체들이 GA(법인보험대리점)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상품 비교·추천까지 가능하게 하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는 당연한 결과”라며 “온라인 플랫폼에 보험 판매를 허용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발했다. 

설계사들은 해당 서비스로 대면 영업 위주인 기존 보험시장을 비대면 영업으로 전환하는 촉진제 역할을 우려하며 ‘생존권 사수’를 외쳤다. 

금융당국은 방카슈랑스의 25% 룰을 온라인 플렛폼에 동일 적용해 특정사의 편중을 방지하겠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빅테크 업체들은 업계 자율로 진행해야한다며 반박했다.

수수료에 대해서도 양측 입장은 팽팽했다. 보험업계는 기존 빅테크 플래폼의 비교 쇼핑 수수료를 2%로 요구했지만 빅테크 업체들은 역마진을 우려하며 자율 협상을 주장했다. 

조율 끝에 양측이 ‘보험상품 클릭당 수수료’와 방카슈랑스 25% 룰을 적용하기로 합의하면서 빅테크 보험비교 서비스가 올해 말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설계사들과의 의견 대립은 여전해 난항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일 보험대리점협회는 금융위원회와 간담회를 열고 빅테크 업체의 보험비교 서비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날 협회는 기존 온라인 상품인 CM(다이렉트·온라인전용상품)이 새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면 통행세만 추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CM상품과 TM(텔레마케팅)상품, 대면 상품까지 모두 취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협회 측은 소비자들을 위한 편의성 강화를 위해 해당 서비스의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보험판매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상품을 더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협회 관계자는 “종신보험, 변액보험, 외화보험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 장기보험 상품도 제외시켜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면서 “펫보험이나 여행자보험 같은 미니보험 위주의 시범운영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사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 해결에 앞서 보험사와 수수료율을 먼저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당초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지난 10월 시범운영을 거쳐 11월에 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업계와 설계사 등의 반발 영향으로 규제 허용의 범위 등 활성화 방안의 새부 내용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연기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해 당사자들 간의 의견 조율이 쉽게 결론 날 것 같지 않아 내년 시행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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