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업체들이 연이어 라면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농심과 팔도에 이어 오뚜기도 라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내달 10일부터 라면류의 출고가 기준 제품 가격을 평균 11% 올린다. 지난해 8월 13년만에 가격을 올린 지 1년 2개월만이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진라면은 620원에서 716원으로 15.5%, 진비빔면이 970원에서 1070원으로 10.3%, 진짬뽕이 1495원에서 1,620원으로 8.4%, 컵누들이 1280원에서 1380원으로 7.8% 오른다.
국내 라면 2위인 오뚜기는 올해 2분기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뚜기는 작년 하반기부터 라면 등 대부분의 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올린 바 있다.
당시 오뚜기가 13년만에 주요 라면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자, 소비자단체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11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해 성명서를 통해 “이미 케첩, 카레 등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오뚜기는 서민의 대표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답게 사회적 책임을 지고 이번 가격 인상을 재검토하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뚜기는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갓뚜기'라 불리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기업이다. 그러나 오뚜기는 작년 하반기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선반영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호실적에도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핑계로 가격 인상을 단행,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오뚜기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고, 매출은 18% 늘어난 789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업계 1위 농심은 이달 15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제품 출고가격을 평균 11.3% 올린다고 밝혔다. 농심은 원가부담 증가와 수출비용 등 각종 경영비용 상승으로 올해 2분기 국내 사업에서 24년 만에 영업적자를 냈다. 농심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5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4% 감소했다.
업계는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제조 원가가 올라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 정책으로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팔도 역시 다음 달 1일부터 라면 12개 브랜드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주요 제품의 인상 폭은 공급가 기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0%,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업계에서는 라면가격 인상 행렬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과 팔도, 오뚜기까지 라면 가격을 변경하면서 삼양식품도 하반기 라면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