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대기업들이 총력전에 나섰다. 부산엑스포 유치시 막대한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국가적 사업에 기여하고 있다는 홍보효과 및 정부와의 원활한 관계형성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 부산엑스포 유치에 가장 적극적...모든 관계사 역량 총동원

·삼성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민간위원회'의 일원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모든 관계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월 1일부터 부산 전역 디지털프라자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부산광역시 삼성 디지털프라자, 주요 백화점의 삼성 매장 등 총 23곳에서 매장 안팎 전시물과 사이니지 영상 등을 통해 광고영상이 송출 중이다.
7월 말부터는 부산에 이어 디지털프라자 전국 매장으로 확대해 TV와 사이니지 영상, 여름 정기세일 광고물 등을 통해 '함께해요, 부산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삼성전자가 함께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국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 내 2022년 여름 정기 세일 행사 전시물, 스마트싱스(SmartThings) TV 광고, 삼성 제품 신문 광고 등에서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응원의 뜻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지난 7월 7일 '2022 한국-중남미 미래협력 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중남미 외교사절단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도 당부했다.
지난 7월 11일부터 7월 14일까지 피지 수바에서 개최된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 기간에는 수도인 수바 시내와 주요 공항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옥외광고를 선보였다. 관광객들의 주요 관문인 난디 국제공항 주변에도 옥외광고를 진행해 세계 각지의 관광객 들에게도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을 홍보했다.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 간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에서도 삼성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광고물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9일부터 10일까지 라오스에서 열린 한국대사관배 태권도 대회에서 현지 교육체육부 차관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부산엑스포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7월 15~1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한국대사관 주최 태권도대회에서도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광고물을 설치하고 안내 책자를 비치하는 홍보활동을 펼쳤다.
삼성전자는 8월 13~14일 열리는 국내 첫 전기차 경주대회 '2022 서울 E-PRIX(E-프리)'를 맞아 삼성 홍보관을 열고 전기차 전장기술을 선보이는 한편, 홍보관 외부 양측의 160형 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엑스포 부산 유치를 응원하는 영상을 연속 상영하고 방문객들에게 유치위원회 안내서도 배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임원진들도 부산엑스포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지난 7월 5일 서울에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7월 6일 서울에서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교부 장관을 만나 삼성전자의 주요 활동을 소개하면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당부했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박학규 사장은 지난 7월 11일 조세이아 보렝게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 12일 피아메 나오미 마타아파 사모아 총리 등 참가국 관계자들을 연이어 만나 태평양 도서국들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지난 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보 반 트엉 베트남 공산당 상임 서기를 만나 삼성전자 주요 활동을 소개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알렸다. 지난 5일에 노 사장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를 접견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등도 줄줄이 가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TF를 구성했다. 지난 6월 파리에서 열린 2030 세계박람회 유치 후보국 2차 경쟁 설명회에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소속 연구원이 대표 연사로 참석했고, 당시 현대차·기아 파리 현지 매장에서 부산을 홍보하는 영상을 송출했다. 또 부산엑스포 로고를 넣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파리 거리를 돌면서 부산엑스포를 홍보했다.
지난 7월 15일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는 현대차·기아 공식 부스의 대형 LED 전광판을 활용해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브랜드 체험관인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활용한 유치 캠페인도 진행한다. 부산과 경기 고양의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부산 세계박람회 홍보 QR코드 유치 캠페인에 동참하는 고객에게 브랜드 굿즈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의 주요 인사가 방한하면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부산 유치 지지를 요청하는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부산을 포함한 주요 현대차·기아 판매 거점에 부산 세계박람회 공식 홍보 리플릿을 배포한다. 그룹사의 스포츠 구단도 지원 활동에 참여한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은 주요 해외 법인 출장지에서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SK그룹은 지난 6월 1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수장을 맡고 부회장급 최고 경영진들이 전면에 포진한 'WE(월드 엑스포)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WE TF는 지난 7월 11~14일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린 남태평양 피지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활동을 벌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각국 대사들과 만나 유치 외교전을 펼쳤다. 지난 7월 6일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멕시코 외교부 장관을 직접 만나 한국이 엑스포를 유치할 경우 멕시코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원을 호소했다. 지난 7월 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의 벽 준공식 참석을 위해 출국해 미국 주요 사업 파트너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지를 당부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8월 9 폴란드 바르샤바 경제개발기술부에서 발데마르 부다(Waldemar Grzegorz Buda)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장관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6일 조주완 LG전자 사장을 리더로 한 TF를 꾸리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원 활동에 나섰다. TF는 LG전자의 해외 지역 대표, 해외 법인 관리 담당, 글로벌마케팅센터, 한국 영업본부, 홍보·대외 협력센터 조직으로 구성됐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LG전자의 최고경영진들은 해외 출장 시 각국 주요 지도자들을 만나 지지 활동을 하기로 했다. 또 각국 브랜드숍에 전시된 TV를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영상을 송출한다.
LG전자는 부산시와 손잡고 올해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두 곳에서 LG전자 전광판을 활용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영상을 송출하기도 했다.
롯데는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팀장을 맡는 전사 차원 조직 '롯데그룹 유치 지원 TFT'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TFT에서는 식품·유통군이 국내 활동, 호텔·화학군이 해외 활동을 중점적으로 담당한다. 지난달 13일에는 최초로 사장단회의(VCM)를 부산에서 열고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 6월 2일부터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2 롯데 오픈’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적극 펼쳤다. 지난 6월 4일 신동빈 회장도 현장에 방문해 “2030부산세계박람회가 성공적으로 유치될 수 있도록 롯데도 힘을 보태겠다”라고 말하며 포토월 앞에서 롯데 골프단 황유민 선수와 함께 유치를 기원했다.
포스코그룹 역시 지난 7월 말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확대 발족시키고 유치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탁 포스코 사장이 리더를 맡고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의 커뮤니케이션·경영기획·경영지원 분야 본부장급 임원과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사장 등이 참여한다.
포스코그룹의 주요 교섭 국가로 배정된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우즈베키스탄, 칠레 등 7개국의 해외법인도 가세해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기업시민 포스코 콘서트'와 'ESG 글로벌 서밋' 등 포스코그룹의 대외 행사에서도 부산엑스포를 알리고 유치를 기원하며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 등 축구장에도 유치 광고를 게재한다.
61조원 달하는 경제효과와 정부와 좋은 관계형성으로 원활한 기업운영 의도도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막대한 경제효과 때문이다. 유치에 성공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고용 창출, 국가 위상 제고 등 경제적 가치가 높다.
산업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2030 부산엑스포를 개최했을 때 생산유발효과 41조원 등 총 61조원의 경제효과와 50만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또 엑스포가 열리는 6개월간 200개국에서 우리나라 인구와 맞먹는 5050만명이 부산을 다녀갈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부가 가치와 기업 홍보 효과도 크다.
또 정부의 부산엑스포 유치에 발을 맞춤으로써 정부와 좋은 관계를 형성해 향후 원활한 기업운영을 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경우에는 또 다른 이유가 거론되기도 한다. 바로 '광복절 특사'다.
이들은 8. 15 광복절 특별사면 가능성이 높게 예측됐던 인물들이다. 국가적 과제인 부산엑스포 유치에 국내 1위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발벗고 나섬으로써 정부의 광복절 사면 명분을 강화할 수 있다. 실제 8월 12일 정부는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결정했다.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았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써 부산엑스포 유치라는 중대한 임무가 부여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SK LG 현대차그룹 등 국내 유슈의 대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이들이 나설 수록 부산엑스포 유치가능성은 높아진다"며 "기업들 입장에서도 부산엑스포 유치로 인한 실질적 경제적 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국제 행사로 불린다. 현재 2030년 엑스포 유치경쟁은 부산(한국), 리야드(사우디), 로마(이탈리아) 등 3파전 양상으로 전개 중이다. 향후 세차례의 유치계획서 제출, 현지 실사를 거쳐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로 개최지가 최종 선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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