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 오너 자녀와 친인척들이 주요 계열사 주요 보직을 맡거나 경영 일선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요 재벌그룹 총수 자녀들이 속속 승진하며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코오롱가(家) 4세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기로 했다.

지난 20일 코오롱글로벌은 회사를 건설·상사부문의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부문 신설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 분할하기로 했다. 수입차 유통업 중심으로 신설되는 가칭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 분할해 내년 1월 신설된다.

이규호 부사장이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는 건 처음이다. 1984년생인 이규호 부사장은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 2014년 코오롱글로벌 부장, 2015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2017년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 2018년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자(COO)를 지냈다. 2020년부터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부사장)을 맡고 있다. 

이번에 신설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대표(대표이사)로 이규호 부사장이 자리하면서 경영 승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오롱그룹 회장직은 2018년 11월 이웅열 전 회장 퇴진 이후 4년째 공석이다.

DB그룹도 이달 초 2세 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DB그룹은 이달 1일 김주원 DB하이텍 미주법인 사장을 그룹 부회장 겸 그룹 해외담당 부회장에 선임했다. 김주원 부회장은 김남호 DB그룹 회장의 누나이자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1남 1녀 중 장녀로 지난해부터 DB하이텍 미주법인 사장으로 해외업무를 지원해왔다. DB그룹이 오너 2세 김남호 회장 취임 2년 만에 김주원 부회장도 선임하면서 오너 경영에 힘을 실었다는 게 중론이다. 김주원 부회장은 1973년생으로 서울예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금호석유화학 오너 3세 박준경 부사장은 지난 21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박준경 부사장은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손자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아들이다. 박찬구 회장이 지난해 5월 금호석화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오너일가가 이사회에 합류한 것이다.

1978년생인 박준경 부사장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했으며, 2010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이동했다. 이후 해외영업팀, 수지영업 부문 임원,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작년 6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여기에 이번 사내이사 선임으로 후계 구도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재벌그룹 오너 2·3·4세의 경영 참여는 올해 들어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의 임원(상무)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각사의 정기주총을 통해 김승연 한화그룹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현대가 3세인 정기선 HD현대(현대중공업지주) 대표 등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올해 1월에는 한진그룹 오너 3세 조현민 한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은 임원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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