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 주식시장으로 쏠렸던 자금이 대거 돌아오면서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관련 규제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현장에선 이미 대출금리를 올리며 문턱을 놓이고 있다.

8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8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금융권의 8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5조3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7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컸던 이유는 공모주 열풍으로 인해 대출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흘러갔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청약증거금으로 약 58조원, HK이노엔 청약증거금 역시 29조원의 자금이 쏠렸다. 이 때문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7월 7조9000억원 늘었다.

다행히 8월에는 공모주 청약증거금이 대거 환불되면서 증가폭은 1조4000억원으로 줄어들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도 축소됐다.

그러나 당국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월별 증가액은 6월 6조4000억원, 7월 7조4000억원, 8월 7조2000억원으로 매월 6~7조원씩 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5조원씩 증가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여전히 증가폭은 크다는 평가다.

원인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3월부터 매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평균 5 만7000호를 기록 중이다.

즉, 주식시장 열기는 낮아졌지만 부동산 구입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뜨거운 셈이다.

표=금융위원회
표=금융위원회

실제 8월 가계대출 증가는 은행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이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거나 우대금리를 삭제하는 등 금리를 높여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치는 전세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현장에선 금융당국이 전세대출과 관련해 추가 규제를 내놓을 것이란 불안감까지 엄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면밀히 동향을 점검‧관리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전세대출 등 실수요와 서민‧취약계층의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9월 이후에도 가을철 이사 수요로 인한 전세대출 등 주택 관련 자금수요, 기업공개 지속 등 대출 증가 요인이 있다”며 “대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촘촘한 관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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