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배진교 의원실
그래프=배진교 의원실

 

올해 시중은행의 지점 통·폐합 바람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최근 핀테크로 인해 고객들의 은행 방문도 줄었지만 코로나19 여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점포 폐쇄 명단에 100년 이상된 지점도 올라와 이목을 끌었다. 역사와 전통보다 효율성을 먼저 따지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

6일 배진교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4대 시중은행 영업소 통폐합 현황’에 따르면 8월말 기준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의 점포 수는 2964개로 집계됐다.

2015년 3513개 지점를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4년 8개월 만에 549개 점포가 사라진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가장 많이 줄였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853개소에서 610개소로 28.4%를 줄였다.

그동안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통합 이후 지점 효율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점포를 줄인 결과다.

국민은행은 2015년 1022개소를 운영했지만 148개 지점을 줄여, 현재는 874개 지점을 보유 중이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94개 지점을 통폐합했고 신한은행도 64개 지점을 축소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100년 4개월, 한 세기를 버틴 종ㅈ로3가 영업점을 지난 3월 통폐합해 눈길을 끌었다.

언택트와 핀테크가 중시되는 시대 변화 속에 100년 지점도 구조조정 칼날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특별시 소재 지점이 281개, 경기도 내 영업점이 104개 폐쇄됐다.

은행연합회 측은 2016년말 기준 7100개였던 국내 은행 영업점이 올해 6월말 6591개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점포 폐쇄 뒤엔 보이지 않는 인력 구조조정도 있었다.

4대 은행의 직원 수는 2015년 6만6865명에서 2020년 8월 5만9295명으로 줄었다. 각 은행마다 1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희망퇴직으로 짐을 쌌다.

이들은 대부분 은행 부흥기에 입사한 베이비부머 세대다. 이들의 빈자리는 신입 직원으로 채워야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채용 규모가 절반으로 줄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채용 분야가 디지털로 좁혀 있어 영업점에 배정될 인력은 소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배진교 의원은 “은행은 전 국민이 대상인 금융서비스라는 점에서 개별 시중은행이 이윤만을 우선해 오프라인 서비스를 과도하게 축소해서는 안된다”라며 “시대 변화에 따라 은행 영업점의 구조조정이 일부 이뤄지더라도 시중은행이 영업점을 무분별하게 없애면 온라인 금융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노인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서비스 사각지대가 발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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