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출신 금융권 임원. 왼쪽부터 국민은행 윤진수 부행장, 케이뱅크 서호성 은행장,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 기업은행 조민정 본부장. 사진=각 사.
현대카드 출신 금융권 임원. 왼쪽부터 국민은행 윤진수 부행장, 케이뱅크 서호성 은행장,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 기업은행 조민정 본부장. 사진=각 사.

최근 금융권 인재 1순위로 디지털 인재보다 현대카드 출신을 선호하고 있다. 사실상 주요 경영진에 현대카드 출신 인사가 다수 포진하며 새로운 바람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현대카드 출신 임원은 은행장부터 부행장, 본부장까지 주요 보직을 꿰차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CRO(위험관리책임자)로 윤형로 본부장을 선임했다.

윤형로 본부장은 직전까지 현대카드·캐피탈 컬렉션 관리실장을 맡았다. 컬렉션관리실은 현대카드 내에서 부실채권을 관리하고 리스크를 점검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따라서 윤형로 본부장에게 케이뱅크 내 여신관리의 중책을 맡겼다는 후문이다.

케이뱅크는 서호성 은행장 취임 후 공교롭게도 현대카드 출신 임원이 추가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서 행장 역시 현대카드·캐피탈, 현대차증권, 푸본현대생명 등 현대차 금융계열사에서 약 20년 동안 몸을 담았다.

이 때문에 윤형로 본부장을 서호성 은행장이 직접 추천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실제 케이뱅크는 중금리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만큼 2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도 필요한 상황에서 서 행장이 ‘믿을 맨’으로 현대카드 출신을 요구했을 가능성은 높다.

케이뱅크 외에도 기업은행, 국민은행도 현대카드 출신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국민은행 윤진수 부행장은 2019년 은행에 합류하기 직전 현대카드·캐피탈 빅데이터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부행장은 국민은행 내에선 디지털금융의 중책을 맡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디지털, IT, 데이터 등 기능별로 분리돼 있던 조직을 묶어 테크그룹으로 편성했다. 테크그룹 내 부서는 약 15개로 은행 내 최대 규모의 그룹에 속한다.

은행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 역시 테크그룹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어 윤 부행장의 어깨는 무겁다.

기업은행 조민정 본부장은 브랜드전략의 키맨으로 합류했다. 조 본부장은 기업은행 합류 전 현대카드 브랜드2실 상무이사로 재직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브랜드 재정립에 나서면서 조민정 본부장에게 중책을 맡겼다. 기존 CI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각 영업마다 시각적인 특색을 담아내는 게 과제다.

과제 난이도는 높지만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사실상 조 본부장에게 경영기획 총괄을 맡긴 것과 다름없다.

은행 밖에선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조좌진 대표는 현대카드 마케팅총괄본부장과 전략본부장을 역임하면서 M카드, 블랙카드 등 대표 상품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지난해 롯데카드 대표직에 오르면서 그의 혁신 DNA는 바로 발동됐다. 새로운 브랜드로 ‘로카’를 내놓고 소비자 머리 속에 각인시켰다.

최근 현대카드가 주도하고 있는 PLCC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카드는 뱅크샐러드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전용상품인 ‘빨대카드’를 출시했다.

할인 혜택을 남김없이 주겠단 의미로 ‘빨대’를 사용한 것인데 금융권에선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에게 유머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이처럼 현대카드 출신은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습관이 몸에 베였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수적인 은행도 혁신을 강조하면서 내부 출신보다 외부인재 영입을 선호하고 있다”며 “현대카드의 경우 과거부터 기존 금융권과 다른 행보로 관심을 받아 온 만큼 현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활력을 불어넣어 줄 인재로 현대카드 출신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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