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plexity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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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디지털 채널 중심의 고객전략을 강조해왔지만 갈 길이 먼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전환에 중요한 앱 관련 접속 장애나 강제 종료 등 품질 관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서다.


1000억원 투자에도 떠나가는 사용자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023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구축 사업'에 1000억원을 투입했다. 해당 사업의 목표는 신기술 기반의 클라우드 인프라 시스템 전환·대고객 서비스를 전면 재구축이다.

다만 업계에선 NH농협은행이 투자한 자본금 대비 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을 들여 NH인증서를 업그레이드했지만 정작 올원뱅크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안드로이드 기준 NH농협은행 올원뱅크 MAU는 341만명으로 지난 6월 대비 31.8% 급감했다. 3분기 말 가입자 수는 1299만명으로 전년 대비 11.2% 늘었지만 실제 이용률은 26.3%로 4명 중 1명이 사용하는 수준이다.

특히 NH농협은행은 지난 4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NH인증서를 다양한 금융·공공·민간 제휴 온라인서비스에 활용할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육성하겠다며"면서 "농협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 기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입 예정일인 지난 9월 15일에 NH농협은행은 NH인증서 업그레이드를 전격 연기했다. 인증서 신규 발급 과정에서 전산 오류가 발생해 일부 고객의 온라인 거래가 하루 종일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도입 당일 새 인증서 발급 수요가 몰리자 인증서 발급 페이지 접속 대기에만 수십분이 소요됐다. 서버 부하 가중으로 신분증 확인·비밀번호 입력 단계에서 전산이 멈추는 사례가 넘쳐나 고객센터에는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

여기에 NH농협은행이 새 NH인증서 출시 당일부터 기존 인증서 사용을 제한해 사용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기존 인증서로는 계좌조회 등 단순 업무만 가능하게 막아 새로운 인증서를 신규 발급하도록 간접적으로 강제했다.


이어지는 서버장애·앱 오류


구글플레이에 개시된 올원뱅크 이용후기. 사진=구글플레이 화면 갈무리
구글플레이에 개시된 올원뱅크 이용후기. 사진=구글플레이 화면 갈무리

이밖에도 지난 5월 NH농협은행의 NH콕뱅크·올원뱅크 등 모바일앱과 인터넷뱅킹 접속이 서버장애로 1시간 가량 중단되는 등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달까지도 앱 관련 오류를 지적받은 등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점 역시 문제다. 고객들은 이용 후기를 통해 실행·모바일신분증 인증 관련 오류나 창 닫힘 등의 문제들을 제기했다.

지난 10월 작성된 구글플레이의 올원뱅크 이용후기에 따르면 "몇 번 눌러야 열리고 한번에 실행이 되지 않는다"며 "삼성센터에서 프로그램 진단을 받았는데 해당 앱이 급방전 유발 비정상 종료 이력이 다수 확인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올원뱅크 앱 사용 고객 A씨는 "올원뱅크 앱을 사용하던 중 로그인이 안 되거나 갑작스레 닫히는 경우가 많아 다른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며"최근까지도 이러한 지적이 나오고 있어 놀랐다"고 덧붙였다.

시스템 불안정으로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NH농협금융 그룹 내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이 감소하는 추세다.

NH농협금융그룹의 DT-Master 제도에 따른 Level 3(최고급) 인력은 올 상반기 57명으로 지난해 말 68명 대비 11명 감소했다. Level 1 이하 인력도 1170명으로 5명 줄었다. Level 2 인력만 167명으로 8명 늘었지만 전체 인력은 감소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룹 내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통하는 강태영 은행장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000억원 규모의 예산 투입에도 큰 성과 없이 MAU 감소나 서버 장애 앱 오류 등의 과제는 해결되지 않아서다.  

앞서 강 행장은 올해 취임사에서 "금융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통해 '디지털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며 "비대면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고객접점을 반영해 다양하고 편리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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