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뱅크가 자체 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스코어'를 외부 금융사에 개방하며 포용금융 확대에 나섰다. 금융정보 중심의 기존 평가로는 신용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던 중·저신용자와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 고객)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9일 카카오뱅크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5 카뱅 커넥트' 첫 세션에서 '대안신용평가로 여는 카뱅만의 포용금융'을 주제로 조진현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이 발표를 진행했다. 조 팀장은 "카카오뱅크를 넘어 전 국민이 공정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안신용평가모형의 저변을 확대해 진정한 포용금융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대안신용평가모형은 2019년 통신정보 가점으로 출발해, 2021년 머신러닝 기반 자체 모델에 비금융 데이터를 반영하면서 본격화됐다. 2022년에는 롯데멤버스·교보문고 등에서 결합한 1800만건의 가명데이터를 활용해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했다. 앱 내 이체·적금 실적, 선물하기·택시 이용, 도서 구매 등 3800개 변수를 반영해 기존 CB사 점수보다 높은 변별력을 확보했다.
조 팀장은 "금융활동이 부족한 고객에게 기존 CB 점수로는 변별력이 낮았던 영역을 보완했다"며 "주말 택시 이용 패턴이나 선물하기 관계망, 외국어 도서 구매 등 비금융 데이터가 신용평가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2025년 3분기 기준 중·저신용대출의 13%(약 1조원)가 기존 금융정보 중심모형으로는 거절된 고객에게 추가 공급됐다. 이 중 3분의 1이 금융이력이 거의 없는 씬파일러였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금융 사각지대 해소와 신용의 정규화"라는 포용금융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뿐 아니라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모형도 구축했다. 음식점·서비스업·온라인셀러 업종별로 특화 모델을 개발해 금융 접근성을 낮췄다. 조 팀장은 "이들 업종에서 AR(변별력)이 기존 CB모형보다 20~40% 높게 나타났다"며 "대안신용평가를 통해 미용실·맛집·온라인몰 등 실제 현장에서 대출 문턱이 낮아진 사례가 다수"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NICE평가정보와 손잡고 '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카플스코어)'를 외부 금융사에 개방한다. 우선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 입점 금융사에 적용하고, 향후 카드·저축은행·캐피탈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 팀장은 "CB사업 인가 없이 신용등급을 직접 제공할 수는 없지만, 나이스와의 협력을 통해 안전하게 개방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조 팀장은 "카카오뱅크스코어는 대안정보만으로 개발된 국내 유일의 은행권 신용평가모형"이라며 "대안신용평가의 외연을 넓혀 국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태국 등 해외 인터넷은행에도 노하우를 확산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