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카카오뱅크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 사진=홍인택 기자
이재욱 카카오뱅크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 사진=홍인택 기자

카카오뱅크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AI 네이티브 뱅크(AI Native Bank)'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금융 업무 전반에 AI를 내재화해 사용자 경험을 바꾸고, 연구개발(R&D) 중심의 기술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5 카뱅 커넥트' 2세션에서 이재욱 카카오뱅크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은 "AI는 고객이 더 쉽고 안전하게 금융을 이용하도록 돕는 도구"라며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AI 서비스는 일회성 구현이 아니라 '튜닝-평가-보정'의 순환 구조 속에서 발전해야 한다"며 "생성형 AI는 확률적 시스템이기에 기존 IT 개발 방식으로는 구현할 수 없었다. 대신 고객의 의도를 유연하게 파악하고 빠른 응답이 가능한 UX를 새로 설계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2024년 이후 △AI 스미싱 문자 확인(2024년 12월) △AI 검색(2025년 5월) △AI 금융 계산기(2025년 6월) △인앱 상담 챗봇(2025년 6월) 등 AI 기반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며 금융의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제시했다. 이 중 AI 검색과 금융 계산기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생성형 AI가 단순 생성이 아닌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기반으로 검증 가능한 답변을 제공한다.  

이 팀장은 "AI 검색은 파운데이션 모델 위에 자체 데이터를 결합해 질문에 일관된 답변을 제공하며, 금융 계산기는 내부 API를 호출해 실제 금리 데이터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또 "생성형 AI의 수치 계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툴콜링 기술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직원이 직접 AI를 실험·개발할 수 있는 'AI 플레이그라운드(카바니)'를 운영 중이다. 이 팀장은 "사내 구성원이 직접 '복리후생 챗봇' '구매팀 도와주세요' 같은 업무용 봇을 만들어 공유한다"며 "AI를 체험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AI 기술을 통한 보안·인증 혁신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금융권 최초로 머신러닝 기반 '무자각 인증' 기술을 도입했다. 사용자의 터치 리듬·이동 속도 등을 분석해 본인 여부를 자동 판별한다. 또 신분증 안면인식 진위 검증,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 고도화, 광학문자인식(OCR)·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 등으로 내부 효율을 높였다.  

이 팀장은 "이상거래 탐지는 앱 사용 패턴을 임베딩 벡터로 추상화해 비정상 행위를 탐지한다"며 "20~30대 사용자가 60대 패턴을 보일 경우 이상거래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I만으로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고, 탐지 룰과 병합해야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 금융기술연구소는 AI·인증·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연구하며 지금까지 169건의 특허(국내 111건, 해외 58건)를 출원하고 16편의 논문을 학회에 발표했다. '신경망 기반 신분증 진위판단' 특허는 미국에서도 등록됐다. 연구소는 한국형 금융언어모델 평가 프레임워크도 산학협력으로 개발 중이다. 이 팀장은 "영문 데이터 중심의 글로벌 평가체계는 국내 금융 맥락에 맞지 않는다"며 "한글의 수치 표현과 금융 용어를 반영한 독자적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AI의 한계와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할루시네이션(허위 생성)은 완전히 제거할 수 없지만, RAG를 통해 우리 도메인 데이터를 우선 반영하도록 설계해 오류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AI는 만능이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챗GPT 등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성능·안전성 기준으로 AI 모델을 비교해 도입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없기에 온프레미스 모델을 병행하며, 시큐리티·세이프티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객 불쾌감 없는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즐겁게 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가 될 것"이라며 "기술 중심의 혁신을 통해 금융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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