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카드·보험·금융공기업 등 80개사가 참여한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금융권 취직을 꿈꾸는 청년들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2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1관 아트홀에서 시작될 예정이던 채용 박람회는 넘쳐나는 방문객 수를 감안해 이날 30분 일찍 열렸다.

이날 서울은 기온 최대 34도를 기록했지만 졸업 직후 금융권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휴가증을 제출하고 방문한 군인·취업 동아리나 카페로 박람회를 알게 된 취업준비생들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S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인솔해 행사장에 방문한 교사 A씨는 "해당 고등학교가 특성화고등학교라 여기 있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 고졸 전형 채용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휴가증을 가지고 방문한 군인 B씨는 "부대에서 해당 행사에 참석할 인원을 모집 중이라 관심이 생겨 참석하게 됐다"며 "제대 전에 현장감 있게 금융권 취업 관련 경험을 접할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이번 채용 박람회에는 △은행 14개사 △금융투자 6개사 △생명보험 9개사 △손해보험 10개사 △여신금융 9개사 △금융공기업 18개사 △금융협회 6개사 △핀테크·IT 기업 4개사 △외국계 은행 4개사 등 총 80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여러 금융사들의 부스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곳은 단연 은행권이었다. 특히 몇몇 은행은 사전에 서류를 접수한 뒤 심사를 통과한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현장 면접을 진행한 만큼 긴장감에 다소 경직된 지원자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
현장 면접을 통해 우수면접자로 선발되는 경우 향후 해당 은행 채용지원 시 서류전형을 면제받을 수 있는 혜택이 생긴다는 이점이 있다.

구인구직을 위해 참석한 청년들은 여러 부스들을 종횡무진하느라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좁아지는 취업 문턱에 초조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늘 박람회에 친구와 함께 참가한 20대 중반 김XX 씨는 "SNS를 통해 이번 채용 박람회가 열린 것을 알게 됐다"며 "금융업계가 원하는 채용인원은 많지만 원체 몰리는 사람이 많아 취업문을 뚫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20대 후반 정XX씨는 "금융권 채용정보 카페에서 나오는 광고를 접해 오늘 행사에 참여했다"며 "당장 대형사는 문턱이 높아 엄두가 나지 않고, 여러 중소형 회사들의 취업 요건 등의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 부스를 방문 중"이라고 답변했다.
여러 지원자들의 발걸음에 연일 부스를 운영하던 금융사 직원들도 사전예약자 신청 확인이나 대기석 정리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날 현장 면접을 진행한 A은행 부스를 관리하던 직원 C씨는 "우수면접자로 선정될 경우 확실한 이점이 있는 만큼 사전신청 지원자가 상당수 쏠렸다"고 덧붙였다.
같은 금융업권에 속해있더라도 은행·보험·증권 등 업권별 부스 현장에서 들려오는 채용 인재상은 같은 듯 다른 대답으로 돌아왔다.
앞서 언급된 A은행 소속 C씨는 "금융권으로의 취직준비인 만큼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 외에도 조직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인재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D증권 부스에서 안내를 돕던 E씨는 "물론 개개인의 특화된 능력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투자와 돈을 관리하는 회사라 책임감과 도덕성 역시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F보험사의 G씨는 "책임감을 중요시하면서도 한 분야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도 좋지만 여러 분야에서 고른 능력치를 보유한 제너럴리스트를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행사장에서 취업 컨설팅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현직 인사담당자가 직접 면접관 역할을 하며 자기소개서·지원자 답변 방식 등을 교정해주기도 했다.

특히 실시간 화상면접·상담관 프로그램이 처음 도입돼 구직자들이 스스로의 태도와 면접 내용을 확인하고 교정할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했다.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AI 기업 '무하유'는 부스를 통해 자사의 AI 면접 프로그램을 시연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카메라 틀 안에 얼굴을 인식시키고 목소리를 5초 동안 내면 사용자의 정보를 등록한다.
이후 질문 키워드를 설정하고 1분 30초간 대답할 경우, 사용자의 목소리 크기·대답 내용·강세변화 등을 분석해 점수를 매기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카메라가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표정변화를 통한 감정 변화·얼굴 움직임·시선 처리 등에 관한 조언도 남긴다.
연일 많은 취업준비생들에 컨설팅을 진행한 한 담당자는 조언으로서 실패 이후 주저하기보단 그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할 것을 권했다.
담당자 J씨는 "아무리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대부분 처음 면접이라면 떨리기 마련"이라며 "실패가 쌓인다고 좌절하기보단 실패를 바탕으로 개선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