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 협상이 마감 하루 전 극적으로 타결되는 데에는 정부뿐 아니라 재계 총수들의 전격적인 방미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나 나왔다. 민관이 일체가 된 '원팀 외교'가 위기 국면의 돌파구가 됐다는 분석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앞서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미국과 각각 15% 상호관세율 인하에 합의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협상 타결이 지연되며 위기감이 커지자 최근 주요 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 28일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의 조선 산업 부흥 전략인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와 관련한 협력 의지를 담아 워싱턴을 찾았다.
이어 29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30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우리 주력 산업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정부가 미국에 제안한 MASGA 구체화 등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선 산업 재건 의지에 따라 지난 4월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이 한국 조선소를 직접 찾는 등 협력 의지를 꾸준히 내비쳤다. 당시 펠란 장관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와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막판에 전격 방미해 협상단에 실질적인 지원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던 28일 테슬라에 향후 8년간 22조800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 반도체를 공급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해당 반도체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 내로 공급되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줄곧 요구해온 '미국 내 생산과 고용 확대'와 맞물린다. 협상 타결 직전 공개된 이 계약이 미국 측을 움직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의선 회장은 해외 출장 중 일정을 급히 조정해 워싱턴DC로 향하며 협상 막바지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경제계 대표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도 최근 미국을 방문해 상·하원 의원들을 직접 만나 협상 타결을 측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의 투자 협력 발표도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에 향후 8년간 22조800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셀트리온은 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현지 바이오 공장을 인수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역대 최대 규모인 약 6조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총수들이 직접 미국까지 간 건 이번 협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정치·경제 리스크가 얽힌 통상 이슈를 민관이 힘을 모아 돌파한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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