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급식업체 아워홈 인수에 이어 서울 프리미엄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 인수를 조율 중이다.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레저 부문을 총괄하며 외형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실적 부진 속에 대형 투자가 연이어 이뤄지며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파라스파라 서울을 소유한 정상북한산리조트 지분 100% 인수를 검토 중이다. 한화 측은 최근 현장 실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북한산리조트는 삼정기업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지난 2월 삼정기업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매각 대상으로 떠올랐다. 현재 해당 리조트 지분은 박상천 삼정기업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이다.

파라스파라 서울은 서울 우이동 북한산국립공원 인근에 위치한 5성급 리조트로 도심 내 프라이빗 리조트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다. 분양형 객실 약 200개, 일반 객실 130여 개 규모로 현재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위탁 운영 중이다. 

파라스파라 서울의 자산 가치는 최대 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정상북한산리조트가 안고 있는 약 1700억원의 채무를 상환하는 조건으로 지분 100%를 2000억원 안팎에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인수 후에는 약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본잠식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연이은 대형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앞서  아워홈 지분 58.62%를 약 8700억원에 인수하며 약 2500억원 현금을 투입했다. 불과 몇 달 만에 또다시 수천억 원 규모 자산 인수를 추진하는 셈이다.

이 영향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75.2%에서 올 1분기 197.4%까지 상승했다. 현금성 자산도 1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4% 감소했다. 아워홈 인수에 대규모 자체 자금을 투입한 점을 고려하면 추가 투자 여력이 충분한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게 없고 검토만 진행한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동선 부사장이 리조트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 자산가치 제고와 브랜드 밸류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현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서울 도심 내 더플라자를 유일한 호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나, 시설 노후화와 투자 부진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다. 객실 일부를 사무공간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폐업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파라스파라 서울은 자연 친화형 리조트이자 프리미엄 자산으로 더플라자 외에 수도권 숙박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대체 거점으로 주목된다. 외식 부문에선 최근 파이브가이즈 매각을 조율하며 수익성과 운영 효율화를 우선한 구조 정비에 나선 가운데 레저 부문은 도심형 자산 확보를 통해 고정 수익 기반을 다지려는 방향으로 전략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단기 실적보다는 브랜드 강화와 장기적 자산 가치 제고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워홈과 파라스파라서울 모두 당장 수익 기여는 크지 않은 반면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은 즉시 반영되기 때문에 당분간 재무 구조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