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농협은행이 올해 지역금고 선정에서 기존 우위를 성공적으로 사수하며 안정적인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고 있다. 경기도 1금고를 포함해 최근 시 단위 지역금고도 지켜내면서 지역밀착 강점을 살렸다는 평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7일 부천시 1금고에 재선정됐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에는 구리시, 5월에는 제천시 금고 운영권을 지켜냈다. 지난해 확보한 천안시와 경기도 금고까지 포함하면 단순 수성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경기도 금고의 경우 과거 단독 입찰이던 구조에서 지난해에는 국민·신한·농협 간 3파전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농협은행은 기존 평가 배점인 ‘지역주민 이용 편의성’(7점)이 ‘출연금·협력사업비’(5점)보다 높다는 점을 무기로 안정적 결과를 얻었다. 시중은행들이 출혈 경쟁에 나선 가운데서도 체계와 네트워크 경쟁력으로 수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고 운용 시스템이 오래됐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며 "지역 주민 편의 이용 등 선정 평가 항목 배점이 크다 보니까 선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분석한 '국내 은행 지방자치단체 금고 은행 선정 현황'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운영하는 지자체 금고는 187개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탁 금고 규모는 280조원이 넘는다.
지자체 금고가 대표적인 저원가성예금이니 만큼 업권에서는 농협은행이 수월하게 순이자마진(NIM)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비해 조달비용이 낮은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예금 확보에 열을 올렸다. 올해 가장 큰 사업으로 나라사랑카드가 꼽혔던 이유다.
반면, 기존 금고를 수성함에 따라 실질적인 NIM 개선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다만 타행에 비해 출연금이 낮으면서도 지역밀착 강화로 자금조달 구조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향후 대출 확대 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금고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NIM 향상보다는 경쟁환경에서의 생존력이 더 큰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농협은행 NIM은 1.75%로 지난해 말 대비 13bp 낮아졌다. 지난해 1분기부터 농협은행 NIM은 꾸준히 하락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