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이 최근 IB(기업금융) 사업 행보가 눈에 띈다. 전통적 강자였던 WM(자산관리) 부문에 더해 IB 부문에서도 시장 지위를 높이며 도약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6일 삼성증권은 한화솔루션의 해외 계열사인 큐에너지솔루션 153만361주를 취득 후 곧바로 SPC(특수목적출자회사)에 매각한다. 한화솔루션은 해당 주식을 기초로 약 5000억원 규모의 PRS(주가수익스와프)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한화솔루션에 PRS 형태의 딜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도적인 입지를 확보해 딜을 끌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기존에는 한화그룹이 삼성증권과 관계가 깊지 않았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하고, 신종자본증권 인수단에도 자기자본으로 참여하면서 네트워크를 돈독히 하는 분위기다.
앞서 삼성증권은 롯데지주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을 주관했다. 하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롯데지주가 재무적투자자(FI)에 풋옵션 행사 대금을 지급하게 됐다. 이때 삼성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롯데지주와 PRS 계약을 체결해 자금을 지원하면서 롯데지주를 지원했다. 자금조달과 네트워크 측면에서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업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는 평가다.
이처럼 최근 삼성증권은 대기업 커버리지 역량에 부쩍 적극성을 띠는 모양새다. 대기업 커버리지를 공략하면서 IB 부문에서 저변을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삼성증권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독 엄격한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기류가 완화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ECM(주식자본시장) 부문에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케이뱅크 주관사단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세번째 상장에 도전하는 케이뱅크는 그간 시장과 FI 간 눈높이를 좁히지 못해 공모가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연거푸 상장을 철회했다.
삼성증권이 새로 주관사단에 합류하면서 상장 성공 여부가 향후 평판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증권은 현재 케이뱅크 상장 준비 작업에 돌입하면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많은 고민 끝에 최적의 솔루션을 갖고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삼성증권의 IB 부문 '파죽지세'에는 이충훈 부사장의 리더십이 중심에 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이재현 전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게 되자 뒤이어 IB1부문장 자리에 올랐다. 이 부사장은 전통 IB업무를 시작으로 금융공학, 리스크관리, 부동산금융 등 IB 전반에 정통한 인물로 통한다. IB1부문장을 맡은 이후로 IB 사업부의 실무 역량 전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충훈 부사장이 IB 그립을 잡기 시작한 이후로 실무진들이 좀 더 탄력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그런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IB 경쟁력과 함께 전통 WM 역량을 결합시켜 성장모델을 확대할 전망이다. WM의 안정적 수익 기반 위에 IB의 고수익 딜 구조를 얹어 수익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국내 증시 활성화와 함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다.
내달 시작되는 발행어음 사업자 선정도 기대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발행어음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한 내부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 발행어음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IB와 트레이딩 부문에서 수익 기반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관련 회의체를 구성해 준비 중"이라며 "아직 하반기 신청이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대비해서 계속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IB 관련 커버리지 영업은 항상 해왔던 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상반기에 철회된 IPO들이 있지만 향후 예정된 딜들을 무사히 완수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다른 그룹사나 금융지주사 산하 증권사들과 조금 다르다"며 "그룹사 측면에서 딜을 진행하거나 힘을 받기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딜 영업 관련해서 불리한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IB 사업 역량은 우수하다"며 "국내 시장이 좋아지면 톱티어 하우스로 올라서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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