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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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2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이며 연간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 고금리·고물가 지속, 부동산 PF 부실 등 복합적 요인이 상반기 경기를 억누르며 상반기 성장률은 0.2%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대내외 정책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성장률이 1.8%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석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의 급격한 관세정책 변화 등으로 상반기 경기 흐름이 위축됐다”며 “하반기에는 수출 회복과 정책 대응이 맞물리며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경기부양책 실현 속도와 한·미 통상협상 결과가 향후 반등 폭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 내수 주요 지표는 모두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민간소비는 올해 1.2%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임금 정체와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소비 여력을 제한하는 가운데 경기 위축에 대한 불안이 소비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및 AI 인프라 관련 수요를 중심으로 2.1% 증가가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글로벌 수요 둔화와 불확실성 확대가 발목을 잡고 있다. 건설투자는 PF 유동성 악화와 공공 발주 위축 등으로 -3.8%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지연이 지속되며 건설경기 회복 모멘텀은 현저히 약화된 상태다.

소비자물가는 내수 부진에 따른 수요 압력 약화로 1.9% 수준까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일부 남아 있지만, 전반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은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부진과 미국의 고율 관세정책으로 인해 성장률이 0.0%에 머무를 전망이다. 철강과 자동차 등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직격탄을 맞았으며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는 전년 대비 100억 달러 줄어든 890억 달러 흑자에 머무를 것으로 한경연은 내다봤다.

한경연은 하반기 경기 반등을 위해 정부의 실효성 있는 부양책과 통상 리스크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석 연구위원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경기 회복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며 “정책 이행력과 대외 협상의 주도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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