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63빌딩 전경.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 63빌딩 전경. 사진=한화생명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대표 체제의 아워홈이 그룹 상징인 63빌딩 구내식당 운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워홈이 한화의 급식 사업 핵심 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과거 LG와 오랜 거래를 정리하고 '한화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아워홈과 한화그룹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아워홈은 내달 1일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5개 지점 인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천안 센터시티 △대전 타임월드 △경기 수원 광교 △경남 진주점에 구내식당을 새로 오픈하는데 이어 63빌딩 구내식당 운영권을 확보했다. 63빌딩 구내식당은 오는 7월 오픈을 목표로 한다.

이는 기존 운영업체와 계약 만료에 따른 교체로 김동선 대표 부임 후 한화 계열사들이 급식 부문에서 아워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해당 구내식당을 아워홈이 맡게 된 것이 단순 급식 수주 의미를 뛰어넘는다는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3빌딩은 한화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입주한 랜드마크로 그룹 내부에서도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그만큼 아워홈의 63빌딩 진출은 단순한 급식 계약이 이상으로 모회사 한화의 두터운 신뢰와 지원 의지가 엿보이는 움직임이다.

한화그룹은 일찌감치 급식·식자재 사업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선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아워홈 인수를 7개월 만에 마무리하며 주춧돌을 놨다.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은 지난달 한화그룹 품에 안긴 직후부터 발 빠르게 그룹 내부 거래 물량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워홈이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화그룹은 전국에 호텔·리조트부터 제조·건설 계열사까지 보유하고 있어 향후 그룹 계열사 사내 식당 및 식자재 공급 계약 상당 부분을 아워홈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지난 20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아워홈 비전 2030' 행사에서 아워홈 인수의 의미와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워홈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지난 20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아워홈 비전 2030' 행사에서 아워홈 인수의 의미와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워홈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5일 아워홈 지분 58.62%를 약 8695억원에 인수해 거래를 최종 종결했고 이튿날인 16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출신 김태원 미래사업TF장을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인수 계약 다음 날 곧바로 한화 출신 인사를 대표로 앉힌 것은 그만큼 빠른 기업 체질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김 대표 선임과 함께 류형우 한화갤러리아 CIO(최고투자책임자), 이종승 전 한화푸드테크 대표 등이 아워홈 이사진으로 합류해 핵심 경영진이 모두 한화 출신으로 재편됐다. 한화그룹의 조직 문화와 전략을 이식한 이른바 '한화식 DNA'가 경영 전반에 투입되면서 과거 LG그룹 오너 일가 중심으로 분류된 아워홈은 새로운 색채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아워홈은 당초 LG그룹 창업주 고(故) 구인회의 손자이자 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 98% 이상을 보유하면서 범LG가(家)로 손꼽혔다. 남매간 경영권 다툼으로 한때 내홍을 겪었지만 구본성 전 부회장 등 일부가 지분 매각을 결정하며 김동선 부사장의 한화 측 인수가 성사됐다.

김동선 대표 체제 아래 아워홈이 한화 계열사로 재편되면서 LG와 관계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LG 계열사들이 아워홈과 맺었던 급식·식자재 공급 계약을 속속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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