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본사 전경. 사진=웅진
웅진 본사 전경. 사진=웅진

국내 대표 교육기업인 웅진이 상조시장에 진출하면서 업계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 교원과 대교에 이어 웅진까지 가세하면서, 포화된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과 업계 체질 변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지난달 29일,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 등이 보유한 프리드라이프 지분 99.77%를 883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주체는 웅진의 종속회사인 WJ라이프이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잔금 납입 절차가 진행 중이다. 잔금 7947억원은 이달 30일 납입될 예정으로, 예정대로 절차가 마무리되면 웅진은 프리드라이프의 최대주주가 된다.

프리드라이프는 상조업계 1위 사업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프리드라이프의 선수금은 2조5607억원으로 보람상조(1조5491억원), 교원라이프(1조4547억원), 대명스테이션(1조3983억원)을 큰 폭으로 앞섰다.


경쟁사도 확장 박차… '라이프케어 전쟁' 돌입


웅진그룹은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완료한 뒤 단순 상조회사가 아닌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확대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교육·출판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뷰티·헬스케어·레저·IT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복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웅진은 인수 이후 사전 통합 작업(PMI)을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T)를 꾸렸으며, 현재 프리드라이프 주요 부서와의 실무 협의를 통해 조직 구조와 업무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기존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며, 웅진은 브랜드와 영업력을 그대로 가져가고, 계열사 서비스를 접목해 수익성 제고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업계 2위인 보람상조는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반려동물, 생체보석, 바이오, MICE, 실버케어 등 5대 신사업을 전개하며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기업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교원그룹은 2011년 설립한 교원라이프를 통해 일찌감치 상조업에 진출한 이후 빠르게 안착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 상조를 넘어 요양·실버케어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실버타운, 건강검진 연계 서비스, 웰니스 프로그램 등 시니어 중심의 프리미엄 돌봄 사업에 속도를 내며 '시니어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교는 지난해 말 자회사 대교뉴이프를 통해 후불제 상품을 선보이며 상조 서비스에 공식 진출했다. 대교뉴이프는 2022년 시니어 토털케어 브랜드로 출발해 주간보호센터·방문 돌봄 서비스 등 실버케어 사업을 펼쳐왔으며, 2023년 7월 독립법인으로 전환된 뒤 상조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상조업계 브랜드·신뢰·서비스 품질 경쟁 본격화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로 상조업계의 경쟁 구도는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상조업체 수는 76개사(3월 말 기준)지만,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선수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상위 집중도가 높은 구조다. 이에 따라 중소업체는 인수·합병(M&A) 대상이 되거나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향후에는 단순 장례 서비스를 넘어 요양, 헬스케어, 실버케어 등을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 기업 중심으로 성장세가 집중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제는 양적 확장이 아닌 질적 차별화의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랜드 신뢰도, 고객 서비스 품질, 재무 안정성 등 고객 유지율을 좌우하는 요소들이 향후 생존 여부를 가를 핵심 기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웅진처럼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하면 시장의 긴장감은 높아지겠지만, 상조업은 보험처럼 장기 계약 구조를 갖는 업종이라 단기간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긴 어렵다"며 "소비자 신뢰가 핵심인 만큼, 서비스 품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