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이 저축은행업에 본격 진출하며 금융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낸다.
교보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오는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약 9000억 원이다.
이번 인수는 교보생명이 추진 중인 금융지주사 전환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확장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3495억원, 32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2023년과 지난해 각각 891억원, 80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금융당국 대주주 승인을 받은 후 올해 하반기 30%(의결권 기준 35.2%)를 먼저 인수하고 내년 10월까지 지분율을 50%+1주(의결권 58.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 기간 현 경영진과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보험과 저축은행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고객 기반을 확장할 방침이다. 보험 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연계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게 보험 상품을 제안하는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통해 교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도 교보생명 앱(230만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앱(140만명)을 합쳐 약 370만명의 고객 접점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보험에 익숙지 않은 MZ세대 고객 유입도 기대된다.
양사는 금융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하고, 보험 대출 거절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시키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계여신 규모도 1조6000억원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SBI저축은행 예금을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금융 시너지 전략도 병행한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2007년부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왔으며, 이번 거래를 통해 단순한 투자 관계를 넘어 금융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시대에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저축은행과 보험의 경계를 허물어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