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여파로 서민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카드사 연체율이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금리 카드 대출 부담까지 겹치며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이 모두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1분기 말 연체율은 2.15%로 지난해 같은 기간(1.94%)보다 21bp, 전 분기(1.87%)보다 28bp 뛰었다. 하나카드 출범 이후 최고치다. 

KB국민카드 역시 연체율이 1.61%로 올라 2014년 말(1.6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1.61%로 2015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우리카드도 1.87%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1.47%)와 작년 말(1.44%) 대비 각각 40bp, 43bp 상승했다.

연체율 상승 배경에는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 악화가 있다. 카드값은 물론 고금리 카드 대출까지 제때 갚지 못하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 9개 카드사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83%로 2022년 12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로 급전을 마련하는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카드론 잔액은 작년부터 증가세를 이어가다 올해 2월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부실채권 상각 영향으로 소폭 줄어 42조3720억원이 됐다. 보험계약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71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체율 급등에 대응하며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