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마트 제타 홈페이지 캡처.
사진=롯데마트 제타 홈페이지 캡처.

롯데쇼핑이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온라인 장보기 앱 '롯데마트 제타'를 출시하며 e그로서리 시장에 재차 도전한다. 다만 이 앱 공개 이후 사용자 경험(UX)과 멤버십 혜택 축소를 두고 소비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022년 오카도와 1조원 규모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유통 자동화 시스템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국에 고객 풀필먼트센터(CFC) 6곳을 구축할 계획이며, 현재 부산에 1호 CFC를 건설 중이다. 연면적 4만2000㎡ 규모 부산 CFC는 하루 3만 건의 배송과 4만5000여 개 품목 재고 운영이 가능한 첨단 물류시설로, 내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롯데쇼핑은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에서 롯데마트 기능을 분리해 제타를 독립 앱으로 선보였다. 이는 전 카테고리를 다루는 범용형 플랫폼에서 벗어나, 신선식품 중심의 장보기 수요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전문형 앱)'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식품 이커머스는 재구매율이 높고 성장성이 큰 분야지만, 품질 신뢰 확보와 물류 인프라가 핵심 관건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47조35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특히 신선식품은 온라인 거래 비중이 여전히 낮아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이번 제타 앱의 핵심 기능은 AI 기반 맞춤형 '스마트 카트'다. 소비자 구매 이력과 성향을 분석해 클릭 한 번에 장바구니를 자동 구성하며, 배송 시간대별로 구매 가능한 상품을 실시간으로 노출해 결품 가능성을 낮춘다. 향후 앱 고도화를 통해 개인화 추천 영역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소비자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SNS에는 "앱을 설치했더니 기존보다 불편하고 UI가 조잡하다", "사용하던 무료배송 쿠폰이 사라졌다"는 의견이 나타났다. 특히 웹사이트는 앱과 동일한 UI를 PC화면에 그대로 적용해 “모바일 화면을 그대로 늘려놓은 듯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반응은 경쟁 플랫폼과의 차이에서도 비롯된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직관적인 사용자 흐름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고, SSG닷컴은 백화점·마트 연계 혜택이 강력하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중심의 구성과 안정적인 물류 시스템으로 만족도를 높여왔다. 반면 제타 앱은 디자인 완성도, 혜택 안내, 편의성 등에서 초기부터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송 시스템도 아직 과도기 단계다. 현재는 롯데마트 각 점포가 배송을 개별로 담당하고 있어, 배송 품질이 지점별로 상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CFC 가동도 내년 1분기 예정이며, 이후에야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본격 적용한 자동화 배송 체계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 과정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제타 앱 론칭에 대한 소비자 초기 반응이 다소 부정적인 만큼, 배송 효율성 확보 이전에 앱의 완성도와 UI·UX 등 기본기부터 빠르게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미 컬리, SSG닷컴 등 주요 장보기 플랫폼은 사용자 경험과 만족도를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타는 가격 반영 디자인, 장바구니 구성 등 장보기 편의성을 높인 앱"이라며 "CFC 가동 시에는 부산 인근 지역부터 오카도 시스템을 활용한 배송 효율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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