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라고 하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지난 2023년 기준 우울증으로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는 144만1676명으로 5년 사이 36.8%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놓은 진료통계를 보면 우울증·조현병·조울증으로 1회 이상 내원한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101만4765명이다. 

특히 우울증·조현병·조울증으로 초진을 받은 환자 수의 증가율은 20~30대에서 두드러졌다. 2022년 기준 20대 환자수는 12만8582명으로 5년사이 1.8배 증가했다. 30대 환자수는 10만5328명으로 같은 기간 동안 1.7배 늘었다.

이러한 실정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20~34세의 청년들은 2년 주기로 일반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정신건강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 

실제 지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12.1%로 다른 국가 대비 낮다. 특히 우울장애·조현병스펙트럼·양극성장애 등 주요 정신질환의 발병에 노출되기 쉬운 청년층은 16.2% 수준이다.

부풀어가는 환자들의 수요에 따라 손해보험사들도 해당 질병 관련 비용을 보장해주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1월 출시된 주력 상품인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3.0'에 들어가는 정신질환 관련 특약의 배타적 사용권을 손해보험협회로부터 획득했다. 해당 특약은 △식사장애 입원 직접 치료비 △특정 스트레스 관련 정신질환·질병 진단비(각각) △특정 수면검사 지원비 특약 등이다.

캐롯손해보험은 '마음케어모듈' 보험을 통해 우울증·조현병·공황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진단 후 1년 이내에 치료제를 90일 이상 처방 받은 경우 중증도에 따라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롯데손해보험의 'ALICE 여성건강보험'은 정신질환 치료비를 보장하는 특약을 제공한다. 정신질환 종류에 따라 진단일로부터 1년 이내에 90일 이상 약물 처방을 받은 경우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대학교 전공이 사람이나 사회현상을 탐구하는 학문이다보니 오래전부터 정신질환 유형과 증상 등을 찾아봐 왔다. 그러던 중 최근 나와 가까운 곳에서 급성 정신질환이 발생했다.

그 때 5시간 가량 오롯이 그 증상을 바라보고 '병원에 갔을 때 치료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증상을 휴대폰으로 열심히 적었다. 제 딴에 무너지면 안 된다는 마음을 먹었다만 그 날 이후 5일간은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 일을 통해 아직까지 사회적인 터부로 비춰지는 정신질환이 자기 자신에게나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깨닫게 됐다. 마음 한 켠으로는 사회적인 현상인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바라보다 나의 일이 되고나니 새삼 '얼마나 오만한 발상으로 살아왔나' 싶은 반성도 들었다. 

안정기에 들어선 지금, 돌이켜보면 모든 병이 그렇듯 정신질환 역시 빠르게 초기 증세를 발견하고 의료 조치를 취한다면 빠른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사회적인 낙인에 대한 우려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드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실제 보험연구원은 정신질환 관련 보험을 만드는 데 있어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발생하는 과소신고 문제가 충분한 경험통계 확보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아직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완전히 걷히진 않았다. 다만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나 진료비 차원의 부담을 감쇄해주는 보험 상품 개발 등 사회적인 안전장치가 조금씩 갖춰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 정세, 경제 불안에 휘둘리며 고용 불안 등을 등에 짊어지고 일상에 치이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보인다. 스스로 견디다 못 해 언젠가 힘에 부치는 순간이 온다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털어놨으면 한다. 

잠에 들기도 힘들 정도의 불안감이 엄습한다면 병원을 내원해 가벼운 상담이나 약을 처방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누군가 이런 상황에 처해있다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챙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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