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인가를 일주일 앞두고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이 힘을 잃고 있다. 인가가 유력하게 점쳐진 컨소시엄 두 곳이 인가 의사를 바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위기감이 감도는 경제 상황에 더해 업황도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25일과 26일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그간 인가 의사를 밝힌 컨소시엄은 △더존뱅크 △유뱅크 △한국소호은행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6곳이다.
이 중 신한은행이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한다고 밝혀 인가 유력 후보로 꼽힌 더존뱅크는 최근 컨소시엄 철회 의사를 밝혔다.
더존비즈온은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기존 은행업의 경쟁을 고려한 전략, 재무, 법률, ICT 등 다각도의 컨설팅을 받고 사업계획 검토와 고민을 계속한 결과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인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힌 유뱅크 역시 인가를 미루기로 했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현대해상, 렌딧, 트래블월렛, 루닛, 삼쩜삼, 네이버클라우드가 참여 중이며 IBK기업은행이 참여 검토 의사를 밝힌 컨소시엄이다.
다만 유뱅크는 참여 철회가 아닌 연기를 택했다. 경제와 정치 상황이 불안한 만큼 올해 하반기 예비인가 신청을 재추진하기로 컨소시엄 참여사와 합의를 마쳤다.
유력한 컨소시엄 두 곳이 참여 계획을 바꿨으나 업계는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별다른 참여사를 구하지 못한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 전략적 투자자로 협업은 이어간다. 신한은행, 더존비즈온이 SGI서울보증보험과 공동 설립한 '테이크핀레이팅스'는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 본허가를 신청했다.
유뱅크 역시 신용평가모형(CSS) 구축 등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조건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참여사에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도 첫 인터넷은행 도전 당시 자본력을 이유로 실패했다가 하나은행 합류 이후 성공했듯 좀 더 자본력 측면에서 보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경제 상황도 한 몫 했다. 지난달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월 수입 100만원 미만 개인사업자가 922만185명으로 2022년 대비 7.1% 늘었다.
경제 성장률도 막막하다. 지난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2.1%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미국발 관세 전쟁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은 약 500조원 규모로 큰 편이지만 건전성을 챙기기 어렵다는 점도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신용데이터추진 중인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예정대로 신규 인가 접수를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협력사로 참여하며 인가가 가장 유력한 컨소시엄으로 꼽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지방 곳곳까지 영업점이 많아 농협은행을 유치하는 컨소시엄이 가장 인가가 확실할 거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은 출장소를 포함해 1063개의 지점을 운영 중으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 중이다.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 소호은행TF 담당 상무는 "현재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26일 인가 서류 접수 때까지 차례로 주요 주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