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함정 수출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해군과의 협력을 통한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 진출을 발판으로 삼아 향후 글로벌 방위 산업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해상수송사령부(MSC)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1척에 대한 MRO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MRO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7월,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NAVSUP)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면서 향후 5년간 미 해상 수송사령부 소속 지원함을 포함한 미 해군의 전투함에 대한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연내 2~3건의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함정 수출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또한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에서 군함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 투자 계획도 검토 중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조선업 활성화와 해군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한 한국 조선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미국 의회 예산처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의 신규 함정 조달에는 2054년까지 연평균 약 300억 달러(42조원)가 투입될 전망이다.

미국은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해 현재 보유 중인 296척의 함정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앞으로 30년간 총 364척의 신규 함정을 더 건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매년 12척의 새 함정을 지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조선소 부족, 설비 노후화 등 문제로 미해군의 군함 유지보수(MRO) 문제가 심각하게 지연되고 있다.

미국 MRO 사업권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은 다양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한화오션과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수출 사업을, 한화오션은 잠수함 수출 사업을 주관한다.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102척을, 한화오션은 잠수함 23척을 각각 건조해 각 분야에서 국내 최다 수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의회에서 국내 조선소가 미국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라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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