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카드업계에서 깊은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이미 연이은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카드 영업은 힘을 잃은 데다 신규 사업에 뛰어들기엔 잠재적 리스크는 큰 상황이다.
새로운 먹거리로 찾아낸 카드론은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동시에 연체 부담을 안고 가는 양날의 검이다. 이를 두고 금융 당국에서 연체율 관리를 요구하지만 핀치에 몰린 카드사들은 제3의 활로를 찾기에도 버겁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개의 지난 1월 기준 총 카드론 규모는 39조6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카드사가 본업으로 수익내는 구조는 지난지 오래입니다. 이런 업황 가운데 카드론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계속 이어져오니 참 곤란한 상황입니다."
카드사에서 오래 근무해온 직원 A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적용된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업은 더욱 힘이 빠져 수렁 속에 빠진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2024년 실적을 발표한 4대 금융그룹 카드사(하나·신한·우리·KB국민카드)들의 연체율 증가치의 평균값은 0.19%p로 집계된다.
이들 중 하나카드의 연체율이 전년 대비 0.2%p 상승한 1.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전년 대비 0.06%p 증가한 1.51%,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전년 대비 0.22%p 증가한 1.44%,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전년 대비 0.28%p 는 1.31% 순으로 많았다.
같은 기간 동안 카드사의 연체율 증가 원인으로 꼽히는 카드론 규모 역시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신한카드(8조4131억원·3.2%↑) △KB국민카드(6조8500억원·2%↑) △우리카드(3조9637억원·17.5%↑) △하나카드(2조8820억원·3.8%↑)의 카드론 규모는 연초 대비 각각 2% 이상 증가했다.
통상 카드론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에 걸린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의 수요가 커 향후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카드사를 대상으로 올해 카드론 관리 목표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카드를 통한 수익 발생이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 뒤 다른 수익 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는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카드 수수료를 지난 2007년부터 연이어 인하한 만큼 카드 사업을 통한 수익 발생이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 관련 사업 수익성은 이미 떨어졌으며 사업 실패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카드사의 신상품 개발은 위험천만한 도박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카드사들의 목표는 조달 비용 절감 등 안정적인 방향성을 추구하고 새로운 일에는 부담감이 크다"며 "수수료율 인하로 소상공인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카드사들의 수익원 찾기는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