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사진=국가유산청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괘불도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괘불도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거행할 때 내거는 대형 불화를 뜻한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길이가 약 14m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로,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신체를 아름답게 장식한 모습의 보살형 입상 형식으로 표현됐다.

국가유산청은 "장엄신 괘불의 시작점을 연 작품이라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하다"며 "초대형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균형 잡힌 자세와 비례, 적·녹의 강렬한 색채 대비, 밝고 온화한 중간 색조의 조화로운 사용으로 종교화의 숭고함과 장엄함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괘불은 화기를 통해 법경(法冏), 혜윤(慧允), 인학(仁學), 희상(熙尙) 등의 제작 화승과 1627년이라는 제작 연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기존에 국보로 지정된 다른 괘불도들 보다도 제작 연대가 앞선다. 또 화기에 '미륵'(彌勒)이라는 주존의 명칭을 밝히고 있어, 일찍이 충청지역에서 유행한 미륵대불 신앙의 전통 속에서 제작된 괘불도임을 알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후에 제작되는 유사한 도상의 괘불 제작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 괘불도의 확산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 작품은 규모, 장엄성, 시기성, 상징성, 예술성 등에 있어서 우리나라 괘불도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으므로 국보로 지정해 보존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국보 지정 예고는 1997년 7점의 괘불이 동시에 국보로 지정된 이후 약 30년 만이다. 괘불도는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지속적으로 조성됐으며, 현재 '칠장사 오불회 괘불' 등 7점의 국보와 '죽림사 세존 괘불' 등 55점의 보물을 포함해 현재 전국적으로 약 120여건이 전하고 있다.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 사진=국가유산청

이와 함께 국가유산청은 이날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은 고려 중기의 학자이자 관료인 이규보(1168~1241년)의 문집이다. 보물 지정 예고 대상은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으로, 전집 41책 가운데 권18~22, 31~41의 16권 4책만이 남았다.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현존하는 자료 중에서는 가장 오래되고 희귀한 판본이자 국내에 소장된 자료 중에서 가장 수량이 많고 인쇄 상태도 우수하다"며 "불교 문헌의 편찬과 인출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고려시대에, 학자이자 관료인 이규보의 개인 문집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와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와 보물로 각각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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