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스가 또 한 번 판을 키운다. 금융을 넘어 생활 밀착형 IT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데 이어 해외까지 판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간편 송금으로 출발해 은행, 증권, 결제는 물론 일상에 필요한 기능을 한 데 묶은 ‘슈퍼앱’ 전략을 해외 시장에서도 펼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는 토스만큼 다양한 기능을 갖춘 금융 앱이 드문 만큼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도 녹아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최근 앱 출시 10주년을 맞아 △금융을 넘어 일상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등 3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토스는 전 세계인의 금융 슈퍼앱이 될 것"이라면서도 "단순 금융앱이 아닌 IT앱으로 발돋움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시장에서 토스만큼 높은 고객 충성도를 가진 앱이 없다는 점을 알고 토스가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글로벌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토스에 따르면 토스 일간활성이용자(DAU) 수는 월간활성이용자(MAU)의 절반으로 미국의 핀테크, 커뮤니티 앱 대비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일별 앱 사용 횟수는 10회 이상이다. 미국 커뮤니티 앱 레딧(Reddit)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외에는 운송 네트워크 기업 우버(Uber)가 일 7회, 농작물 배송 서비스 인스타카트(Instacart), 이미지 공유 소셜 앱 핀터레스트(Pinterest)가 일 5회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승건 대표가 자신하는 토스의 강점 중 하나는 다기능이다. 현재 토스는 앱 하나에서 간편송금은 물론 토스뱅크, 토스증권을 포함해 내 자산 전체 확인, 카드 및 대출 비교를 비롯해 포인트 적립, 만보기 등 일상 관련 기능도 쓸 수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경우 조금 다르다. 벤모(Venmo), 젤(Zelle) 등 미국 간편 송금 앱에서도 연결 계좌에서 즉시 송금이 가능하다. 다만 연결이 가능한 은행인 경우에만 계좌 잔액을 확인할 수 있고 이외 자산 전체를 확인할 수는 없다.
유럽의 경우 국가마다 다르지만 간편 송금을 지원하는 앱은 다수 있다. 핀테크로 시작해 인터넷전문은행 자격을 취득한 영국 레블루트(Revolut]), 독일 N26 등이다.
미국과 유럽 모두 데이터 이동성 강화를 위한 방안을 도입했지만 토스만큼 다양한 기능을 갖춘 금융 앱은 없는 상태다.
유럽에서 근무 중인 한 IT업계 관계자는 "유럽 기준으로는 제대로 된 온라인 뱅킹 서비스가 나온 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아서 아직 시장을 장악한 기업 없이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토스가 어떤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할지는 모르지만 직접 해외에 사무실을 낸다면 사내 문화를 이식하는 게 가장 어려운 문제일 것이고 두 번째는 타깃 시장 고객이 토스의 수많은 기능을 얼마나 쓰느냐일 것"이라며 "토스 앱 자체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토스는 5년 내 이용자의 절반을 외국인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토스는 진출 국가를 물색 중인 단계다. 이용자 중 외국인 비중은 1%가 조금 넘는다.
다만 토스가 금융이 아닌 IT앱을 천명한 만큼 트래픽을 모은 뒤에는 광고와 제휴 모델 확대 등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아마존은 최근 아마존이 아닌 다른 쇼핑몰까지 포함해 결과를 보여주는 쇼핑 기능을 테스트 중이다. 아마존과 쿠팡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추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구글 등 검색 플랫폼에 내주는 트래픽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경쟁사가 나이키라는 말이 있듯 결국 모든 서비스는 고객을 얼마나 잡아둘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그간 토스와 토스 계열사가 진행하는 사업에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평이 많았는데 결국 트래픽을 잡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