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토스 대표가 키노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토스 대표가 키노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토스의 미래로 국경과 금융 경계를 넘은 '글로벌 슈퍼앱'을 내세웠다. 토스가 개발한 개발 인프라와 디자인 툴을 무료 배포하고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다.

26일 이승건 대표는 토스 앱 출시 10주년을 맞아 개최한 '토스 10주년, 새로운 출발선'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을 넘어 '일상의 수퍼앱'으로 진화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어 "앞으로는 IT앱으로 진화하는 토스의 모습에도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토스는 '일상의 슈퍼앱'이 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앱 개방을 꼽았다. 토스 앱에서 제휴사, 스타트업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개방 예정 시기는 올해 하반기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에 가장 좋은 건 많은 사람이 스타트업이 만드는 기능을 알고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 앱 개방이 스타트업 자생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핀둬둬(테무 운영사)'는 중국 메신저 앱 위챗에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해 알리바바보다 큰 거래액을 가진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앱 개방으로 스타트업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는 추후 5년간 스타트업 지원에 1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토스 개발 인프라, UIUX 툴, 3D 디자인 툴도 프리소스로 제공한다. 이 대표는 "한 번도 말 한 적 없지만 '1원 받고 인증' 기능은 제가 만들어 토스가 특허를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 번도 누군가 이 기능을 쓰지 못하게 막지 않았고 구상권을 청구한 적도 없다"며 상생 의지가 진심임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토스 디자인 시스템 툴 DEUS(데우스), 인공지능(AI) 기반 3D 그래픽 툴 TOSST(토스트), 유저 행적 분석기 투바(TUBA)는 모두 토스가 직접 개발했다"며 "원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글로벌 기업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 역시 '아우디 디자인 시스템'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그간 세계의 여러 글로벌 앱 대표와 만날 일이 있었는데 토스만큼 유저 충성도가 높고 금융업에서 '슈퍼앱'을 이룬 앱은 없더라"며 "그래서 토스가 세계를 무대로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진출 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토스 관계자는 "진출 국가 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나스닥 상장과 관련해서도 초창기인 만큼 공유할만한 내용이 없다고 이 대표 설명이다.

다음은 이승건 대표와 일문일답.


-오프라인 결제 확대를 위해선 당국과 협의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가?

△페이스페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4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 기술 개발과 보안 투자뿐만 아니라 금융당국과의 협력을 진행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1년 반 넘게 선행 논의를 해왔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 적정성 검토와 현장 검사를 거쳤다.

-글로벌 진출과 미국 상장(IPO) 계획은?

△이상적으로는 국가 장벽에 가로막히지 않는 간편 송금이다. 간편 송금 서비스는 현재 국가 간 장벽이 존재하지만 결국 모든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전 세계에 이러한 서비스를 배포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도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사업을 확장해온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IPO 관련해서는 현재 결정된 사항이 없어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는 이르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서 중요한 행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후 결정되면 다시 공유할 계획이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가맹점이 훨씬 많은데 오프라인에서 경쟁 전략은?

△단순히 가맹점 수를 늘리는 것보다 가맹점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소비자와 점주가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단말기를 설치한 곳에서 페이스페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또 가맹점주가 페이스페이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삼성페이가 카드사에 수수료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토스페이가 활성화되면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 관련 계획은?

△거래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문제지만, 단순히 수수료를 낮추는 것만이 해법은 아니다. 오픈뱅킹과 같이 개방된 네트워크를 도입해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결제 매체가 개방되어 서로의 네트워크를 공유한다면 자연스럽게 거래 비용이 낮아지는 시장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토스의 시장 개방 전략이 스타트업 자생력을 약화한다는 비판도 있을 것 같다. 이승건 대표 의견은?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자생력을 막는 요소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과 비효율적인 성장 전략이라고 본다. 오히려 토스 개방 전략은 스타트업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자체 채널 운영이 가능하면서도 토스를 통해 추가적인 효율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 성장을 막는 구조는 아니다.

예로 중국 '핀둬둬'는 지금 중국에서 알리바바보다 더 큰 거래액을 보유한 커머셜 기업이지만 처음 3년에는 자체 앱이 없었고 메신저 앱인 위챗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토스 연간 흑자 가능성은?

△현재 연간 흑자를 기대하고 있으며 올해는 기록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토스의 사업 모델은 높은 이익률을 보유하고 있다.

흑자 전환이 고무적인 점은 플랫폼 및 사용자 확보를 위한 초기 투자 단계를 넘어 본격적으로 수익을 실현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걸 방증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향후 캐시카우로 기대하는 사업은?

△토스의 모든 사업이 높은 이익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 이후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스타트업 투자 계획과 협력 분야는?

△특정 분야를 한정하지 않고 혁신을 만들어가는 기업과 협력할 계획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적절한 자금 지원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 계획이 있나?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보다는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직 말씀드리기는 이른 것 같고 추후 준비되면 이야기하겠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