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서 국내 증시도 복수 거래소 체제에 돌입했다. 주식 거래 시장 변화를 맞아 증권사들도 제각기 대체거래소 연착륙을 위한 정비에 열심이다.
넥스트레이드는 4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센터에서 개장식을 개최하고 오전 10시 본격적인 시장 운영을 시작했다. 개장식에는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비롯해 넥스트레이드 시장 참여 증권사 대표 등 200여명의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난 2022년 11월 설립된 넥스트레이드는 2023년 7월 예비 인가를 취득하고 지난 2월 본인가 취득에 성공했다. 법인 설립 후 2년 4개월여에 걸친 준비 기간 끝에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로 출범했다. 지난 2013년 ATS 제도 도입 이후 12년 만이다.
대체거래소 등장으로 국내 주식 거래 시장도 한층 변화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이날부터 정규 거래 시간 외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오후 8시) 등을 이용해 총 12시간 동안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
또 한국 거래소 대비 20~40%가량 낮은 체결 수수료가 적용돼 거래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16일까지 10개 종목을 시범 거래하고 이달 말까지 단계적으로 종목을 늘려 800개 종목을 거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개장과 함께 증권사들은 발 빠르게 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정비에 나섰다.
먼저 증권사들은 투자자 주문을 처리할 때 가격, 비용, 체결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두 거래소 중 유리한 조건으로 집행해야 하는 최선집행의무를 더욱 엄격히 준수하게 됐다. 이에 증권사들은 SOR(주문 배분 전송)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투자자 편의성을 위해 자사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KB증권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M-able' 화면을 개편해 거래소별로 현재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잔량을 바로 비교할 수 있고, 거래소별 매도·매수 중간가를 호가 가운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규 장 종료 이후 기업 공시와 실적 발표 등으로 발생하는 주가 변동에 대응할 수 있게 △보유종목·관심종목 실적 알리미 서비스 △기업 어닝콜 전문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실적 요약본 실시간 서비스를 이달 중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한화투자증권은 MTS '한화투자증권 MTS'에서 거래소별로 보유종목과 최근 조회 종목을 분리해서 볼 수 있게 MTS를 정비했다. 두 거래소를 통합해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개별 종목을 조회하면서 거래소별 혹은 통합으로 현재가를 확인할 수 있고 SOR,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중 주문 집행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SK증권도 MTS '주파수'에서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를 구분해 종목을 검색하고, 거래소별로 시세조회와 주문 집행을 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개편했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투자 환경 안정화를 위한 서비스 제공에도 힘을 쏟는 분위기다. 대체거래소 시장 선점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각종 이벤트와 수수료 인하도 이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1일 '대체거래소(ATS) 도입 안내' 책자를 발간해 투자자들에게 대체거래소 사용법을 안내했다. NH투자증권과 LS증권은 자사 유튜브 채널에 대체거래소 설명 영상을 올려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대신증권은 대체거래소 출범과 동시에 영업지원센터 운영시간을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 영업점 운영시간도 3월 한 달간 연장해 오프라인 고객 서비스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전 영업점 직원에게 대체거래소 제도 사전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31일까지 대체거래소 관련 퀴즈를 전부 맞춘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거쳐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4일까지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 거래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등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두 증권사는 모두 수수료 인하 방침을 함께 동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온라인 0.136%, 오프라인 0.486%로 낮췄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30일까지 일시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한다.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으로 증권사들의 ATS 시장 경쟁에 불이 붙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편의성 제고와 수수료 절감 등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증가로 연결될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시간 확대에 따라 주요국 시장의 지수 선물 변동이나 이벤트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져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래종목은 800개지만 주식 거래대금 비중이 85.8%, 시가총액 89.7% 수준이라는 점에서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ETF와 ETN 거래가 포함되지 않았고 점유율 규제가 적용돼 초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애프터마켓과 미국 시장 개장 시간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는 점은 아쉽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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