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보령 예산공장 전경, 대웅제약 사옥 전경. 사진=각사
(왼쪽부터) 보령 예산공장 전경, 대웅제약 사옥 전경. 사진=각사

지난해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긴 전통 제약사 6개사 중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2곳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국내 전통 제약사 중 최초로 매출 '2조 클럽'에 진입했다. 지난 14일 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은 2조6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영업익 감소 요인으로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종속회사 영업이익 감소를 꼽았다. 특히 유한양행은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1044억원 증가한 2699억원을 투자했다. 폐암치료제 '렉라자'의 기술수출 성과를 내면서, 차세대 렉라자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로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조679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321억으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녹십자는 이번 영업익 감소가 주요 자회사 실적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회사 GC셀이 의정갈등 여파로 검체검사서비스 부문의 매출이 감소했고, 전년 대비 영업익이 240억원 감소해 적자전환 했다고 덧붙였다.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녹십자는 톡신 시장 진출 및 혈액제제 '알리글로' 수출에 힘을 주고 있다.

녹십자의 계열사 GC녹십자웰빙은 12일 보툴리눔 톡신 전문 에스테틱 기업 '이니바이오'를 400억원에 인수했다. 이니바이오의 보툴리눔 톡신 '이니보'를 필두로 글로벌 톡신 시장에 진출하며, GC녹십자웰빙의 에스테틱 사업 확장을 본격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녹십자는 지난해 7월 미국 판매를 시작한 알리글로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원료 공급처인 혈액원을 미국 현지에서 계속 확보하고 있으며, 피하주사(SC) 제형 및 혈액제제 신제품 개발 등 매출 성장을 위한 전략을 계획중이다. 여기에 회사 측은 알리글로가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되어, 향후 트럼프 정부의 의약품 관세 정책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1조5864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59.7% 감소했다. 

회사 측은 이번 영업익 변동이 지난 2023년 제약사 노바티스와 체결한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기술수출 계약에 의한 역기저 효과라고 설명했다. 계약 당시 종근당은 노바티스로부터 계약금 약 1061억원을 수령했다. 이로 인해 2023년 종근당의 영업이익은 2466억원으로 지난 2022년 대비 55% 급증했다. 

이 가운데 종근당은 최근 공격적인 공동판매 전략을 취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셀트리온의 간장용제 '고덱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바이엘 코리아의 간세포암 치료제 '넥사바', '스티바가'의 공동판매 계약을 잇따라 체결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1조4955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비 0.3%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162만원으로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회사 측은 의료파업 장기화, 미국 머크(MSD)로부터 수령한 마일스톤에 따른 기저 효과 등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1여년간의 경영권 분쟁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한미약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사 개량·복합신약 매출을 기반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과 보령은 매출 증가와 더불어 영업이익도 같이 성장했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로 전년대비 18.3% 성장한 1조171억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1조클럽에 진입했다. 영업이익은 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23% 성장했다. 

보령의 매출 대부분은 전문의약품을 통해 나온다. 지난 4분기 보령의 매출 중 전문의약품 매출은 84.6%에 달했다. 특히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HK이노엔과 체결한 '케이캡' 공동판매 전략도 유효하게 작용했다.

카나브의 물질특허는 지난 2023년 만료된 관계로, 제네릭(복제약) 의약품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후발주자인 제네릭 의약품은 카나브의 미등재 특허로 인한 장벽으로 출시가 더딘 상황이다. 오는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대웅바이오, 동국제약의 카나브 제네릭 의약품 '카나덴정', '피마모노정'은 기존 카나브의 적응증 중 본태성 고혈압만 적용됐다. 

대웅제약은 연결기준 매출 1조2654억원, 영업이익 163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3.56%, 22.75% 성장한 수치다. 

대웅제약은 자사 전문의약품 라인업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글로벌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가 지난해 국내외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그 외 간장약 '우루사'가 96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나보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1864억원으로 집계됐다. 나보타의 매출 약 84%는 수출이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톡신 시장에서는 점유율 13%로 제품 중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반면 업계는 향후 나보타의 매출이 트럼프 2기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의약품 관세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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