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사옥 전경. 사진=NHN
NHN 사옥 전경. 사진=NHN

NHN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게임과 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는 성장을 이어갔지만, 티메프 관련 손실이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해 NHN은 게임 신작 출시와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통해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으나, 경쟁 심화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티메프 사태 직격탄… 역대 최대 매출에도 '적자전환'


NHN은 14일 연결 기준 매출 2조4561억원, 영업손실 326억원, 당기순손실 18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8.2% 증가했으나, 티메프 사태로 인한 미회수채권 대손상각비 반영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 역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NHN은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게임 사업 부문 매출은 4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으며, 결제 및 광고 부문 매출은 11.1% 증가한 1조1837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커머스와 기술 부문 매출은 각각 2.9%·12.6% 증가한 2433억원·4143억원을 기록했으며, 콘텐츠 부문 매출은 4.5% 증가한 200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NHN클라우드는 지난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사업'을 통해 행정안전부, 국토지리정보원을 비롯한 10개 기관에서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사업자로 선정되며 공공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종속회사 합산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또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NHN두레이는 국내 협업툴 최초로 금융기관 내부망에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기술 부문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NHN은 역대 최대 연간 매출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NHN페이코의 티메프 미수금 발생 여파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티메프 사태로 인해 지급불능 미회수채권 대손상각비 1407억원이 반영됐다. 회사에 따르면 NHN페이코에서 약 1237억원, NHN KCP에서 13억원, 광고·여행 등 기타 부문에서 55억원의 대손상각비가 발생했다. NHN은 법원의 요구사항에 적극 대응하며 회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주식회사 티몬과 해피머니아이앤씨가 회생 절차에 돌입한 만큼 피해 금액을 온전히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작 6종 출시 계획… '장르 다변화' 성패가 관건


NHN은 올해 게임과 AI·클라우드 등 기술 사업 부문의 성장을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게임 사업은 기존 웹보드·캐주얼 장르에 집중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작 '다키스트 데이즈'는 오는 25일부터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파이널 테스트를 진행한 뒤, 상반기 중 국내 및 글로벌 주요 지역에 PC·모바일 버전을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또 서브컬처 수집형 RPG '어비스디아'는 지난 1월 공식 커뮤니티를 오픈한 데 이어 2분기 일본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달 중에는 소셜카지노 게임 플랫폼 '페블'과 '페블시티'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하반기 예정 신작 '프로젝트 STAR'는 올해 3월 상세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올해 목표는 그룹 전체 게임 사업 매출의 30% 이상 성장"이라며 "웹보드 게임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다키스트 데이즈와 어비스디아와 같은 신작 게임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다만 다키스트 데이즈의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에서 장르 다변화 시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좀비 아포칼립스 슈팅 RPG라는 신선한 콘셉트에 매력을 느끼는 이용자가 있는 반면, 기존 슈팅 게임과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CBT 이용자들은 모바일 최적화와 조작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게임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가 예정됐었으나, 부정적인 CBT 반응 등에 따라 출시가 올해 상반기로 연기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NHN 관계자는 "다키스트 데이즈의 경우 CBT서 모바일 플랫폼 조작감 등이 문제로 지적돼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과 더불어 PC·모바일을 동시에 서비스하기 위해 출시 시기를 조율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사업 확장 나서지만… 경쟁 심화 변수


NHN은 AI·클라우드 등 기술 부문에서도 공공·금융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 대표는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트렌드에 발맞춰 NHN클라우드 사업이 꾸준히 성장해,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최근 저비용·고성능 AI가 대두된 가운데, 광주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을 확장하고 정부의 AI 관련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주요 사업인 클라우드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점유율 1위 클라우드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한 인증 요건인 클라우드보안인증제(CSAP) 획득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AWS는 이르면 올해 1분기 내 CSAP '하' 등급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또 다른 경쟁사인 구글클라우드는 올해 2월 CSAP를 취득했으며, 지난해 12월 CSAP를 취득한 마이크로소프트(MS) 또한 연내 KT와 손 잡고 공공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KT클라우드'를 보유 중인 KT는, 클라우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공·금융·교육 등에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공급하는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 등 국내 CSP도 클라우드 부문의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여기에 외산 클라우드가 공공 클라우드 영역에 도전할 경우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결과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을 포함한 경우 국내 클라우드 이용 비중은 △AWS(60.2%) △애저(24%) △GCP(19.9%) △네이버클라우드(20.5%) △KT(8.2%)로 나타났으며, NHN클라우드의 이용 비중은 7%에 불과했다.

이에 NHN 관계자는 "공공·금융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춘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NHN클라우드가 CSAP '중' 등급을 취득한 만큼, 보안이 중요한 시장에선 여전히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저비용·고성능 AI가 주목받으면서 AI 인프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NHN클라우드의 민간 시장 진출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NHN두레이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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