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방송된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뮤지션 Zion.T(자이언티)가 출연해 명반으로 선정된 데뷔 정규 앨범 'Red Light'와 자신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EBS
지난 5일 방송된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뮤지션 Zion.T(자이언티)가 출연해 명반으로 선정된 데뷔 정규 앨범 'Red Light'와 자신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EBS

EBS '스페이스 공감'이 2004년 4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기록해왔으나, 무대는 점차 축소됐다. 지난 2014년 무료 공연이 주 5회에서 4회로 줄었으며, 2023년 8월 후 무료 공연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인 '헬로루키'도 2022년 재개한 뒤 이후 운영이 중단됐다.

'스페이스 공감'은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부터 재능 있는 신진 아티스트까지 장르와 관계없이 '오직 좋은 음악'으로 관객과 공감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EBS 자료에 따르면 약 3100회의 라이브 공연으로 약 47만2000명의 관객과 만났으며, 개관 후 약 2800팀, 최소 1만1000명 이상의 뮤지션이 무대를 거쳐 간 것으로 추산됐다.

또 '스페이스 공감'은 2009년부터 시작한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로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데이브레이크, 설(SURL), 잠비나이, 실리카겔 등 171팀의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했다.

지난 2022년 열린 헬로루키 프로젝트 모습. 사진=EBS
지난 2022년 열린 헬로루키 프로젝트 모습. 사진=EBS

이처럼 '스페이스 공감'은 지난 20년간 다양한 음악인들의 무대를 만들어왔으나, 외부 환경 변화로 무대가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스페이스 공감'의 황정원 PD는 "음악 매체 환경의 변화, EBS 사옥의 일산 이전으로 접근성 하락, 코로나19 등으로 무료 공연과 헬로루키 프로젝트의 운영이 어려워졌다"며 "공적 영역에 관심과 투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황 PD에 따르면 '헬로루키'는 1년 단위로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기존 공연과는 다른 차원의 예산이 필요했다.

황 PD는 "초기에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진행했지만, 파트너들이 자체 오디션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신인 오디션 프로젝트가 생기면서 점점 협업 파트너를 구하기 어려워진 것이 헬로루키 프로젝트를 지속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재원이 확보된다면 헬로루키 프로젝트는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BS '스페이스 공감' 명반 다큐멘터리 시리즈. 사진=EBS
EBS '스페이스 공감' 명반 다큐멘터리 시리즈. 사진=EBS

무료 공연, 신인 발굴 프로젝트 중단 속에서도 '스페이스 공감'은 한국 대중음악을 소개하는 여러 방식을 모색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대중음악 평론가와 음악인으로 구성된 11인의 선정위원이 참여해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을 선정했다. 그중 20장의 앨범과 뮤지션을 선정하고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지난해 6월부터 방영 중이다.

황 PD는 "지난해부터 음악과 음악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로 '좋은 음악'을 색다르게 조명하는 '명반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며 "20년간 기록해온 라이브 공연 아카이브에 기반해 '다큐 명가' EBS의 장점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반 다큐멘터리 시리즈'에서 진행된 아티스트들의 인터뷰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공감 특별기획 덕에 아티스트의 삶과 음악을 알고 이 시대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고 간다", "기존 스페이스 공감보다 인터뷰도 길고 곡도 많아서 좋다", "소중한 인터뷰 감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진행된 EBS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공연(왼쪽), 기획 전시 포스터. 사진=EBS
지난해 진행된 EBS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공연(왼쪽), 기획 전시 포스터. 사진=EBS

또 '스페이스 공감'은 '명반 100'에 선정된 일부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실황을 담은 기획 LP를 제작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전시를 열어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흔적이 남은 공연 배너와 4개의 주제로 엮은 무대를 선보였다.

'스페이스 공감'은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이 닿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방향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황 PD는 "라이브 공연은 가장 대표적인 문화예술 교육의 장으로, 경제적 이유와 무관하게 공동체가 함께 향유하는 일정 수준을 담보하는 '장'이 있어야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며 "이것이 EBS가 20년째 '스페이스 공감'을 지속해오고, 향후에도 지속해야만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히 좋은 음악가들의 멋진 음악을 라이브로 소개하고 있고 이 역할만은 지난 20년간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며 "인디 30주년이 되는 올해를 스페이스 공감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념하고 그 의미를 밝혀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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