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 업황 약세에도 신한카드의 순익과 카드구매실적이 나란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올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연임 가능성 역시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7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6% 증가했다.
특히 신한카드는 카드사 본업인 카드구매 부문에서 올 상반기 96조6866억원의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동안 국내 8개 카드사들의 평균 카드구매 실적 대비 63.9% 많은 수준이다.
카드사 잠재 리스크로 평가되는 연체율 역시 지난 해 말 대비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연체채권비율(1개월 이상·대환대출 포함)은 지난해 말 대비 0.05%포인트 감소한 1.68%다.
업계에서는 해외여행 특화 상품 '쏠트래블' 카드가 신한카드의 카드실적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쏠트래블 카드는 지난 2월 출시 이후 7월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는 축포를 쐈다.
이에 지난 7월부터 신한카드는 트래블카드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달리던 하나카드를 제치고 카드사중 해외이용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신한카드 개인·법인 고객들의 해외이용금액(일시불 기준 신용·직불·체크 합계)은 2조7475억원으로 하나카드의 해외이용금액(2조5863억원)을 추월했다. 지난 9월에도 신한카드의 해외이용금액은 3조7123억원으로 하나카드 대비 3000억원 이상 많았다.
신한카드 측은 올해 상반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비용 효율화로 수익 창출 능력을 강화했고 리스크·채권 관리를 통해 건전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의 경우 쏠트래블 카드와 유사하게 그룹·제휴사와 협업을 통한 성과 창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고금리 등으로 카드사들의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수익 다각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 있었다"며 "기준금리 인하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줄어든 것이 확인될 경우 장기적인 측면에서 카드사에 이로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트래블카드 등을 통한 신한카드의 실적 개선이 확인돼 문동권 대표의 임기 역시 올해 말 연장될 것이란 업계의 전망에 힘이 실린다. 문 대표는 올해 연말 신한카드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12곳의 대표이사 승계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LG할부금융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LG할부금융이 LG카드와 합병한 뒤에는 LG카드에서 리스크관리팀장·경영관리팀장을 지냈다. 신한카드가 LG카드를 인수합병한 이후 그는 신한카드에서 경영관리팀장·전략기획팀 부장·기획본부장·경영기획그룹 상무·부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23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문동권 대표는 통합된 신한카드 출범 이후 첫 내부 출신 사장으로 카드업계에서만 20년 넘게 일한 카드사업 전문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