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로고. 사진 =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로고. 사진 =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분쟁을 해결할 상생 방안으로 '차등 수수료' 카드를 꺼냈다. 매출액 기준으로 수수료율에 차등을 둬 영세 사업자에게는 최저 2%대의 부담 없는 수수료를 적용하겠다는 방안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오는 8일 예정된 6차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차등 수수료 안을 정식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고객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수년째 이어오던 수수료 인하 정책을 종료했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의 배달 수수료는 3%p(포인트) 오르며 쿠팡이츠와 동일한 9.8%로 맞춰졌다.

당시 배달의민족 측은 "그간 경쟁사의 무료배달과 관련한 출혈경쟁 과정 속에서 타사 대비 낮은 요율을 유지해온 자체배달의 요금체계를 현실화하고 업주와 고객 혜택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사업역량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9.8%는 경쟁사에서 수년 전부터 이미 적용하고 있어 시장에서 수용된 요금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배달 앱 상위 3사의 시장 점유율이 97%에 달하는 상황에서 그중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의 수수료마저 9%대로 변경되자 프렌차이즈 업계는 독과점 사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라며 배달의민족을 공정위에 고발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함께 프렌차이즈 업계는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에 차등을 둔 이중 가격제를 앞다퉈 시행해 소비자의 부담이 과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생협의체는 배달 수수료 분쟁과 관련해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7월 정부 주도로 출범했다. 현재까지 총 5차례의 공식 회의를 진행한 바 있지만 유의미한 결과 도출에는 실패한 상황이다.

6차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차등 수수료 안은 배달 매출액에 따라 입점 업체를 분류하고 매출액을 기준으로 수수료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이다. 매출액 상위 40% 이상의 업체에는 기존과 동일한 9.8%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매출액 기준 40~60% 사업자에는 6%의 수수료를, 60~80%에는 5%를 적용하는 형식이다. 

배달의민족은 차등 수수료를 통해 영세 사업자들에게는 최저 2%대로 수수료를 현저히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율을 고집하기보다는 한발 물러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논의하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상생협의체를 통해 꾸준히 논의 중인 상황"이라며 "차등 수수료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차등 수수료가 역차별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어 이번 상생협의체 6차 회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인 상권에 위치한 많은 가게들의 경우 매출은 높지만 임대료나 인건비 등도 같이 높아 이익률이 낮은 경우도 많다"며 "매출을 기준으로 차등 수수료를 적용하면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는 부작용도 고민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프렌차이즈들과 똑같은 수수료는 그간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의 공통된 불만이었기 때문에 차등 수수료가 긍정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번 수수료 인하 목적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더는 데 있어야지 대형 프렌차이즈의 밥그릇 싸움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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