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사진제공=하나증권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사진제공=하나증권

하나금융이 계열사 CEO 인선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하나증권을 이끄는 강성묵 대표의 연임에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의 전폭적 지원에도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대표 선임 2년 차에 극적인 반등을 이끌면서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강 대표 선임 이후 하나증권이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2년차인 올해 극적인 실적 반등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31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외 부동산 손실과 부동산PF,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았다. 올해는 시장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전 영업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순이익도 132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WM 17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억원 증가했고 △홀세일 208억원으로 7억원 증가 △IB는 927억원으로 695억원 증가 △S&T는 1870억원으로 335억원 증가했다. 

특히 강 대표의 전통IB 강화와 WM 부문 확대가 유효했다는 평가다. 강 대표는 취임 후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IB그룹을 IB1·2 부문으로 분리하고, 전통 IB를 담당하는 IB1 부문 밑으로는 ECM본부와 기업금융본부를 꾸리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까지 포스뱅크, 에이피알, 현대마린솔루션 등의 상장을 대표 및 공동주관했다. 

WM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지역본부를 신설하고 영업과 관리본부를 통합했다. 동시에 전 영업점에 연금특화 직원을 고용하면서 확정기여형(DC) 최직연금 운용 수익률 1위 증권사 타이틀도 따냈다. 

하나증권의 약진은 하나금융으로서도 긍정적이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강화를 위해 하나증권에 적극적인 지원을 펼쳤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증자 규모만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에는 1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도 인수했다. 

강 대표는 올해 2월 하나금융 사내이사 자리에 올라 재직 중 실적으로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 지원이 보장됐다는 점에서 실적 확대가 가능했던 것 아니겠느냐"며 "금융지주 내에서 입지도 더욱 공고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안에 인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채권형 랩 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상품 운용 과정에서 불법 자전거래를 한 정황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3개월 영업정지 징계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징계 확정은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 해외자산 비중이 높아 대체투자 건전성 관련 우려도 나오고 있어 리스크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데, 강 대표가 연임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 초대형IB 인가까지 과업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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