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상이 해약환급 관련 리스크로 주주환원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년 대비 깜짝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현대해상의 주가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67.6% 증가한 83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익 개선이 주효했다. 보험손익은 상반기 9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7% 증가했다.
장기보험 손익은 호흡기 질환 관련 손해액 개선 및 일부 질병담보 청구 안정화 등으로 보험금 예실차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0억원 늘었다는 분석이다. 보험계약마진(CSM) 및 위험조정(RA) 상각수익이 280억원 증가했다.
일반보험의 경우 고액사고가 줄면서 457억원 규모의 이익이 발생해 전년동기 대비 168.5% 늘었다.
보험 손익 개선을 통한 가파른 실적 오름세로 주가 역시 52주 최고가(3만6800원)에 근접한 3만6000원대를 기록했다. 현재 현대해상의 주가는 실적 발표가 있었던 지난 8월14일 이후 3만4000~3만6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3일 기준 현대해상의 주가는 최근 10거래일 중 최고가인 3만6250원을 기록한 뒤 소폭 하락한 3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각에서는 현대해상의 늘어난 이익이 주주환원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쌓는 과정에서 배당 가능 이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고객들이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를 대비해 쌓아두는 자금으로 새 회계제도인 IFRS17의 시행 이후 마련된 회계항목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해약환급에 대한 리스크가 큰 어린이·실손보험 상품을 많이 보유해 타보험사 대비 준비금에 필요한 자본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현대해상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4만3000원으로 낮췄다.
임 연구원은 "현대해상은 2024년 자기자본이익률(ROE) 22.8%, 주가순자산배율(PBR) 0.54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제한적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배당가능 여력에 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하려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회사 내에서 배당 성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