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호조다. 다만 낙관적인 가정으로 인한 실적 부풀리기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상위 5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상반기 합산 당기 순이익은 4조8211억원으로 작년 동기(3조9540억원) 대비 22%(8671억원) 늘었다.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갱신 중인 이유로 새 회계제도인 IFRS17가 꼽힌다.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인보험 판매에 집중한 것 역시 실적을 견인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으로 상해 등 사람의 신체·생명에 관한 상품이다. 올해 상반기 5개 손해보험사의 장기인보험 신계약 매출액은 3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이상 늘었다.
무·저해지 상품 비중이 는 것도 보험사들 이익 증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무해지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 내 해지 시 환급금이 없지만 보험료가 일반 상품에 비해 20~30% 저렴하다.
일각에서는 손해보험사들이 해당 상품에 대한 해지율을 높게 설정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비판에 손해보험업계는 IFRS17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준비한 만큼, 실적이 과거 기준 대비 높게 나오는 것이며 낙관적으로 책정하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험 건당 수익을 계산할 때 비용을 차감했지만, IFRS17에 따라 계약건과 향후 가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며 "새로운 기준에 맞춰 실적에 나타나는 숫자만 바뀐 것으로 주가는 과거 회계기준 대비 크게 오르지 않는 등 기업 가치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적 관련 논란은 IFRS17 도입 이후 계속 언급되는 이슈로 당국에서도 주시하며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