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우리금융그룹
사진 = 우리금융그룹

한양증권이 인수 매물로 나온다.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우리금융이 인수 대상 후보로 떠올랐지만, 우리금융은 "검토한 바 없다"며 빠르게 선을 그었다. 

17일 IB업계에 따르면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경영권 매각에 나선다. 재단 산하 한양산업개발이 부동산PF 사태로 지난해에만 500억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한데다가 한양대병원 전공의 파업까지 겹치면서 한양학원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양증권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양증권의 최대주주는 한양학원으로 지분율 16.29%를 보유하고 있다. 백남관광과 에이치비디씨 등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은 40.99%다. 매각 소식이 알려진 후 시가총액은 15일 종가기준 200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학원 측 지분율에 대한 매각가는 약 1000억~1500억원으로 거론된다. 현재 주가 수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3000억원이나 그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양증권이 매물로 나온다는 소식에 매각 대상자 후보들도 빠르게 떠올랐다. 후보에는 우리금융도 포함됐다. 우리금융이 이전에도 한양증권 인수를 추진했고, 한국포스증권 인수 후에도 추가적으로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혔기 때문이다. 포스증권 인수 당시 자본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도 인수설에 한몫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양증권은 다른 중소형 증권사 대비 우발채무 부담도 크지 않다. 1분기 기준 PF 관련 우발채무 규모는 352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1% 수준이다. 지난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2%로 양호하고, 올해 1분기도 1.8%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과 한양증권을 모두 인수하면 출범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은 단숨에 13위권 증권사로 도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즉각 "전혀 추진한 사항이 없다"며 관련 예측을 돌려세웠다. 이는 8월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집중하고 있다는 우회적인 메시지로 풀이된다.

우투 출범 외에도 우리금융이 손사래를 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만 해도 CET1 비율 목표를 13%로 잡았으나 시장 환경 등 현실적으로 어렵다 판단해 12%대로 목표를 낮춘 상황이다. 한양증권을 인수하면 자본이 빠져나가고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CET1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이미 포스증권 인수를 마무리한 점과 자본비율을 고려할 때 한양증권 대비 PF 우발채무 부담이 적은 마땅한 증권사 매물이 없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소형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PF 채무보증 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33% 수준이다. 한은은 "브릿지론이나 중·후순위 비중이 여전히 높고, 건전성 저하 속도도 빠르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알짜배기 증권사' 매물 찾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게다가 우리금융은 현재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염두하고 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지만, 동양생명·ABL생명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구체적 절차는 밝히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 희망가를 3조원 중반 이내로 보고 있다. 

한양증권의 매각 절차도 복잡하다. 경쟁입찰 절차가 필요하고, 학교법인이 기본재산을 매도하려는 만큼 교육부 판단도 필요하다. 시장 분위기도 "급한 쪽은 한양법인"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퍼졌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한양법인에서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상자나 금액, 방식, 일정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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