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 발 물러나 있던 KB국민은행은 우량 기업·개인사업자 대상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하며 '집토끼' 잡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 중소기업 잔액은 523조1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89억4435억원) 대비 6.8% 늘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을 걸자 은행이 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대출은 대출액 규모가 큰 만큼 이익과도 직결된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성장률을 두 자릿수로 늘리며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수성했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명가 재건'과 '시중은행 1위 탈환'을 동시에 내걸었고 신한은행은 올해 기업금융 담당 '쏠 클러스터' 조직을 신설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기업대출 잔액을 지닌 KB국민은행은 경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으나 최근 영업점 전결 금리 인하폭을 확대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6월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이 신규 취급한 중소기업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4.69~4.99%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곳은 KB국민은행으로 4.69%다. 국민은행은 올해 1월을 제외하고 평균금리 최저를 유지했다.
이는 KB국민은행이 2분기 14조원 규모로 운용한 본부 특별 금리 제도 덕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당 제도는 대출 확대보다는 기존 우량 고객 유지 차원으로 보인다.
또 KB국민은행은 우량 법인과 소호 고객 대상 '신규 대출' 취급 시 영업점 재량으로 가능한 금리 인하폭을 키웠다. 2분기 한도는 2조2000억원이다.
우량 기업 모객은 대출에서 중요한 요소다. 당장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중소기업 부채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부채비율(114.3%)은 2018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기 확대된 기업대출이 향후 은행의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시차를 두고 기업대출 부실이 확대되면서 은행의 대손비용도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 부실 우려가 끊이지 않는 데다가 금융당국이 오는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을 결정하면서 가계대출 확대는 한계가 명확해진 만큼 은행 간 대출 뺏기 경쟁도 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 대출 경쟁이 거세지면서 견실한 중소, 중견기업 영업이 중요해졌다"며 "아무래도 가장 경쟁력있는 요소는 금리"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 전결권을 두고 "기업대출 확대와 우량 고객 이탈 방지 모두를 위한 조치"라며 "영업점이 기존 고객을 잡고 우량 대출을 확대하는데 보다 수월할 수 있도록 전결권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